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은 21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전 사령관은 테러 대응 명목으로 군 지휘 체계에서 벗어난 이른바 ‘수호신TF’를 조직하고, 이를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사령관 지시로 조직된 수호신TF는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 예하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를 중심으로 구성된 대(對)테러 작전 팀이었다. 특검은 수호신TF가 명목과 달리 실제로는 계엄 준비용 조직이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통상 군사 시설 이외의 지역에서 테러가 발생하면 경찰이 현장 지휘권을 갖고, 군 병력 지원이 필요할 경우 합동참모본부를 거쳐 지원을 요청하게 돼 있다. 그런데 수호신TF 운용 사실은 합참에 보고되지 않았으며, 수방사령관이 출동과 작전을 직접 지휘하는 체계였다고 한다. 이 전 사령관이 합참과 경찰 지휘를 받는 대테러 매뉴얼을 무시한 비밀 조직을 구성했고, 그 목적이 계엄 준비 아니었느냐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이날 특검은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 처리 과정에서 ‘VIP 격노설’을 은폐하려 한 혐의를 받는 황유성 전 방첩사령관, 문연철 전 해병대사령부 방첩부대장, 김동혁 전 국방부검찰단장도 재판에 넘겼다.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채 상병 순직 사건 피의자로 넘기겠다”는 해병대수사단의 보고를 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크게 화를 냈다는 내용이다. 초동 수사를 담당했던 박정훈 당시 수사단장이 해임됐고, 이에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임 전 사단장의 책임을 없애기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이 불거졌었다.
특검은 황 전 사령관이 당시 해병대에 파견된 문 전 대장과 함께 VIP 격노설 관련 첩보 수집을 막고, 공보공보정훈실장 등에게 ‘VIP 격노설’에 대한 발설을 금지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단장은 박정훈 전 수사단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VIP 격노설은 허위이고 망상”이라고 기재했는데, 이는 허위공문서 작성에 해당한다고 특검은 판단했다. 특검은 지난 7일 황 전 사령관과 문 전 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