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2일 당명 개정을 6월 이후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을 그대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선거를 100일가량 앞둔 시점에 당명을 바꿀 경우 역효과가 클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비공개 최고위에서 당명 변경 안건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는 앞서 국민의힘 당명개정 태스크포스(TF)가 2개로 압축한 ‘미래연대’와 ‘미래를 여는 공화당’ 등 최종 후보군이 보고됐다. 당 상징색도 기존 빨간색에서 하늘색과 보라색 등으로 바꾸는 방안이 올라갔다. 하지만 지도부는 격론 끝에 결국 선거를 치른 이후 당명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당명이 당헌·당규 및 강령 개정과 맞물려 충분한 논의를 거쳐 개정돼야 하고, 선거를 앞두고 시간이 촉박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브리핑했다. “짧은 시간 내에 당명, 당 로고와 색깔 등을 바꾸는 작업을 모두 마무리하는 게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지도부 관계자)라는 의견이 최고위 내부에서 강하게 제기됐다고 한다. 전국 당사의 구조물과 명함 교체 등 당명 개정으로 인한 비용이 만만치 않은 점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초선 의원은 “다른 간판을 달고, 당색까지 바꿀 경우 정치에 별로 관심 없거나, 고령의 유권자들은 우리가 어느 정당인지 모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최종 당명 후보군이 알려진 이후 의원들 사이에서 비토 정서가 컸던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 원내지도부 인사는 “최종적으로 나온 두 가지의 당명이 신선하지도, 그렇다고 보수의 가치를 대변하지도 않은 느낌”이라며 “차라리 국민의힘을 유지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당 지도부는 23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명 개정 순연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야심차게 추진하던 당명 변경 카드가 무산되면서 장 대표는 또 한 번 리더십 위기에 몰리게 됐다. 특히 장 대표가 지난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 무기징역 선고 이후 “계엄은 ‘내란’이 아니다”라며 절윤을 거부하면서 친한계와 개혁 성향 의원뿐만 아니라 친윤계에서도 비토 정서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한 친윤계 의원은 “지역구 민심이 최악”이라며 “이대로라면 6·3 지방선거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2%로 더불어민주당(44%)의 절반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