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대표가 추진하는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 후 재선출’ 방안에 대해 21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제동을 걸기로 의견을 모았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기존 방식대로 하는 것, 즉 당협 운영위원회에서 재선출하는 방식이 좋겠다는 게 결론”이라며 “정점식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부터 이틀간 네 차례에 걸친 의총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전국 254개 당협위원장을 일괄 사퇴시킨 뒤 책임당원 투표를 통해 재선출하자는 장 대표의 주장에 소속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의원 109명 중 60명이 참석하고, 장 대표는 건강검진을 이유로 불참한 이날 비공개 의총에선 기존 관행대로 당협 운영위원회가 당협위원장을 재선출하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윤한홍·박수영·김종양 의원은 “지방선거 후 겨우 당원들을 진정시켜 놨는데, 당협을 흔들면 다시 분열하고 갈라지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반대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만희 의원도 “최고위가 의총에서 모인 의원들의 결론을 억누르거나 무시해선 안 된다”고 했다. 원내 관계자는 “당협 운영위에서 위원장을 재선출하면 현역 당협위원장의 임기는 사실상 자동 연장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고 했다.
의총에선 장 대표를 향한 쓴소리도 나왔다. 4선 김태호 의원은 “장 대표가 고뇌에 찬 결단을 해야 한다. 이제는 멈출 때”라며 “윤리위원회 징계나 당협위원장 교체 문제가 대표직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오해받고 있다. 즉각 중단하고 당이 미래로 가는 길을 열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의원들이 반기를 들었지만, 장 대표의 드라이브를 멈추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당협위원장 선출 방식 개편의 키는 최고위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최고위에선 “대표의 기득권 내려놓기”라며 장 대표에 동조하는 최고위원이 다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고위원 8명 중 장 대표 방안에 반대하는 사람은 정 원내대표와 친한계 우재준 청년최고위원뿐”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 4인에 대한 윤리위원회의 중징계 파장도 지속되고 있다. 전날 당원권 정지 2년 징계를 받은 진종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숙청”이라고 반발했다. 진 의원은 6·3 부산 북갑 보궐선거 때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도운 혐의와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실언을 한 일로 윤리위에 회부됐다.
지난달 23일 상임위 배분에 불만을 품고 정 원내대표 멱살을 잡은 사건으로 당원권 정지 1년6개월을 받은 권영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사정당국식 징계”라고 주장했다. 국회부의장 선출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경선 상대였던 박덕흠 부의장을 낙선시켜야 한다고 말한 이유로 당원권 정지 2년6개월 처분을 받은 조경태 의원은 아직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에 대한 실언으로 당원권 정지 10개월을 받은 서범수 의원을 제외하면, 2028년 4월 총선 공천 일정을 고려할 때 조·권·진 의원의 국민의힘 소속 출마는 불투명해졌다.
일부 의원들은 중징계를 재고해달라는 뜻을 밝혔다.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것인지 되돌아봐 달라”고 적었고, 나경원 의원도 “이번 징계는 시점이나 정도가 지도부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장 대표 측은 “해당 의원들이 물의를 빚어 당에 피해를 준 점이나 과거 징계 사례를 돌아봐도 징계 수위는 적절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