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며 어느새 코스피 6000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번 랠리는 전세계적인 인공지능(AI) 기술 확산과 서비스 대중화에 의해 촉발되었다. 인공지능 대중화에 따른 연산 수요 급증은 고성능 하드웨어와 인프라 수요를 자극했고, 우리 기업들이 경쟁 우위를 지니고 있는 반도체 산업부터 에너지, 전력기기 산업까지 그 온기를 확산시켰다.
인공지능 서비스의 대중화를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간의 전쟁이 계속되는 이상 투자비 경쟁이 지속될 것임이 자명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막대한 에너지 수요와 발열을 유발하는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건설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기업인 블루 오리진이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 계획을 밝혔고, 구글은 11월 ‘프로젝트 선캐처’를 발표하고 우주 환경을 활용한 데이터처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 2027년까지 위성 2기를 발사할 것이라 언급했다. 스페이스엑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도 데이터센터가 될 초대형 위성군의 발사 및 운영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국영 우주기업인 중국항천과기집단(CASC)이 오는 2030년까지 우주에 1GW급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우주데이터센터는 에너지 조달과 열방출 관리 관점에서 지상 대비 유리한 점이 있다. 우선 날씨의 영향 없이 24시간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면, 지상 대비 에너지 생산 효율은 극대화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 섭씨 영하 270도로 극단적으로 낮은 심우주(태양을 등진 곳)의 온도는 열관리에도 긍정적이다. 물론 이런 물리적 장점이 상업화 가능성을 의미하진 않는다. 궤도운용에서의 관리, 열 방출설계, 통신 등 기술적 신뢰성은 물론, 우주로의 발사 및 운용 비용 등 경제 변수도 동시에 충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 발사체의 비용 구조가 개선되는 중이고, 태양광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인공지능 산업 성장이 여전히 초기 국면이라는 사실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 산업과 데이터센터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데이터센터 운영의 핵심인 에너지 사용과 열방출 문제는 빅테크 기업들이 직면한 주요 이에스지(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이슈에 해당한다. 2025년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30년 약 1000~1260TWh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전력 수요에서 데이터센터 비중이 현재 1.5%에서 3%까지 높아진다는 의미다. 이외에도 데이터센터는 토지를 점유하고, 전력망에 부담을 주며, 냉각을 위해 수백만리터의 물을 사용한다. 인류에게 필요한 한정된 자원을 빠른 속도로 소비하는 것이다.
인공지능 산업의 성장 사이클이 아직 초기 국면에 있으며, 피지컬 인공지능으로 진화할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이라면, 인공지능 확산과 데이터센터의 급증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그 해결책이 반드시 우주에 있지 않을 수도 있고, 상용화와 수익성 확보까진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고민은 해결의 열쇠를 지닌 기술과 산업을 움트게 해 사회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