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9월 기준 광역응급의료상황실 의뢰 건수
소방청 701건-중앙의료원 1309건 ‘큰 차이’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중앙의료원과 소방청이 각각 집계한 119 구급대원의 ‘광역응급의료상황실’ 의뢰 건수가 2배 가까이 차이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두 기관은 서로 집계가 다른 이유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부가 ‘응급실 뺑뺑이(미수용)’ 해소를 위해 중증응급환자 이송을 광역상황실이 담당하는 방향으로 이송 체계 개편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서로 협력해야 하는 소방청과 보건복지부가 그동안 광역상황실 이용 현황조차 통일하지 못한 셈이다.
22일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과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소방청이 집계한 지난해 1∼9월 구급대원이 광역상황실로 중증응급환자 병원 선정을 의뢰한 건수는 701건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립중앙의료원이 집계한 구급대원의 의뢰 건수는 1309건으로, 소방청의 2배 가까이 된다. 소방청은 지난해 10월 의정갈등이 종료되면서, 광역상황실과의 협력을 중단해 의뢰 건수가 없는 것으로 집계했지만, 국립중앙의료원은 11월 26건, 12월 18건이 의뢰된 것으로 집계했다. 2024년도 소방청은 518건을 광역상황실로 의뢰했다고 했지만, 국립중앙의료원은 945건 의뢰받았다고 하는 등 데이터에 차이가 있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 설치된 전국 6곳의 광역상황실은 2024년5월부터 중증응급환자의 응급실 이송과 병원 간 전원을 돕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소방청 산하 ‘119구급상황관리센터’(구상센터)와 역할이 겹치는 데다, 소방청과 중앙응급의료센터의 협력도 원활하지 않아 구급대원의 이용이 저조했다.
정부는 응급실 뺑뺑이 대책으로 광역상황실이 중증응급환자의 이송 병원 선정을 전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광역상황실과 구상센터로 분산된 역할을 통합한다는 취지로, 광역상황실이 늘어나는 업무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중증환자 중 몇 명이나 의뢰되고 있고, 몇 명을 해결해왔는지 등 현황 파악이 첫 단계인데, 기관끼리 기초 데이터조차 다른 것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두 기관이 참여한 응급실 뺑뺑이 관련 범부처 티에프(TF) 회의에서도 서로 다른 숫자를 두고 공방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두 기관은 서로 데이터가 왜 다른지도 파악하지 못했다. 응급의료체계의 양 축을 맡은 기관들이 오랜 시간 서로 시스템조차 공유하지 않은 탓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숫자가 차이 나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차이 나는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양 기관에서 별도로 취합한 자료이기 때문에 원인까지는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도 “어디서 차이가 나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자료를 뽑을 때 설정하는 조건이 다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두 기관의 관계자는 자료를 추출할 때 적용하는 조건, 각 기관의 서식 차이 등을 이유로 추정했다.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응급 환자를 가장 먼저 파악하고 이송하는 소방청과 병원을 잇는 복지부의 협력이 핵심이지만, 기관끼리 데이터조차 제대로 공유되지 않은 ‘불통’ 상태에선 실질적 협력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은경 순천향대 부천병원 교수(응급의학과)는 “두 기관 사이에서 현장 의료진과 구급대원, 환자만 계속 힘든 상황이다. 이런 데이터조차 서로 자신의 말이 맞다고 주장하니, ‘부처 이기주의’를 타파하고 실질적인 협력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탑다운’ 방식의 해결이 필요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