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윤석열 계엄 모의’ 불인정 1심 항소 전망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도 “계엄 모의는 없었다”고 판단함에 따라, 계엄 모의 시기에 ‘계엄 명분용’ 평양 무인기를 침투시킨 혐의로 별도 재판을 받는 윤 전 대통령의 일반이적 사건 유죄 입증에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특검팀은 사실상 ‘우발적 계엄’이라는 법원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로 항소심에서 적극적으로 다툴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23일 내부 회의를 거쳐 항소 여부를 공식 결정할 방침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1심 판결문에서 계엄 선포 경위와 관련해 ‘2023년 10월 이전부터 계엄을 준비했다’는 특검팀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배척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우발적 계엄’이라고 내린 결론에 대해선 항소심에서 치열하게 다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특검팀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이 사실상 홧김에 계엄을 했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사전에 알아서 준비했다는 건데, 그게 가능한 일인가. 대통령이 계엄을 말하지 않았다면 김 전 장관이 2024년 9월부터 (계엄 비선 기획자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왜 만났겠는가”라고 비판했다.
특검팀은 재판 과정에서 2023년 12월~2024년 8월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군사령관들의 6차례 회동 당시 ‘비상대권’ ‘비상조치’ 필요성이 언급됐고, 김 전 장관과 군사령관들 통화에서 계엄 뒤 해야 할 군사적 조처 이야기가 오갔으며, 이런 내용이 군사령관들의 휴대전화 메모로 남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해당 시기를 ‘계엄 모의 기간’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검사 주장처럼 2023년께부터 계엄 선포를 계획했던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재판부가 추단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결단 시점은 선포 이틀 전이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를) 마음먹은 정확한 시기 파악은 어려우나 2024년 12월1일에는 그와 같은 결심이 외부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특검팀은 북한 무인기 작전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2024년 11월5일 작성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휴대전화 메모(‘전시로 통제 불가 상황이 와야 함’)를 계엄 모의 증거로 냈는데, 재판부는 이 역시 “계엄과는 관련이 없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계엄 모의 시점이 2023년 10월이라는 공소사실의 핵심증거였던 ‘노상원 수첩’도 ‘조악한 수준’이라며 증거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다른 특검팀 관계자는 이를 두고 “증거를 부정하기 위해 만든 억지 논리”라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노상원 수첩’에 2023년 10월 단행된 여 전 사령관 등 장군 인사 내용이 적힌 점 등을 두고 이 무렵부터 계엄 준비가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중요한 증거자료인 해당 수첩이 수사기관에서 발견하기 쉬운 노 전 사령관 어머니 집 책상에서 압수됐다는 이유 등으로 계엄 계획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앞서 특검팀은 계엄 모의 기간인 2024년 10월 계엄 명분을 쌓기 위해 평양 무인기를 침투시킨 혐의로 윤 전 대통령 등을 기소했고, 현재 같은 법원 형사36부(재판장 이정엽)가 심리 중이다. 지귀연 재판부가 계엄 모의를 부정한 만큼, 특검팀으로서는 무인기 작전이 계엄 선포 목적이었음을 더욱 치밀하게 입증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