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50만명 방문 예정에
소도시 아시시 기대·우려 공존중세 시대 가톨릭 성인 ‘아시시의 프란체스코’(1181~1226)의 유해가 사상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한 달간의 전시 기간 중 50만명의 방문객이 찾을 예정으로 작은 도시인 아시시 주민들 사이에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에이피(AP)와 데페아(DPA) 통신 보도를 보면, 프란체스코 성인의 서거 8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주 아시시에 있는 성 프란체스코 성당은 22일(현지시각) 프란체스코 성인의 유해를 일반에 공개했다. 프란치스코회 수도사들이 매년 유해 보존 상태를 검사해왔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유해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개 행사는 아시시의 프란체스코 성인의 이름을 사용했던 고 프란치스코 교황(2025년 사망)에 대한 헌정의 의미도 담고 있다.
발터 스토피니 아시시 시장은 이미 40만명이 유물 앞에서 기도하기 위해 등록했고, 방문자가 수가 50만명이 이를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탈리아인이 대부분이지만, 브라질·북미·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서도 방문자들이 온다. 이 때문에 자원봉사자만 400명이 동원돼 성당 밖에서부터 유해가 안치된 성당 지하까지 방문자들을 안내한다.
이런 상황은 아시시 주민들에게는 ‘양날의 검’과 같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평일엔 1천명, 주말엔 4천명 수준의 방문객이 아시시를 찾았지만, 한달간 진행되는 이번 유해 전시 기간에는 평일 하루 1만5천명, 주말엔 1만9천명까지 몰릴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소도시 아시시는 좁은 거리부터 상점, 주차장까지 수만명의 사람을 수용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규모로, 주민들의 불편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목을 맞은 기념품 가게 상인들은 기대감에 차있다.
아시시는 이미 지난해부터 급작스레 방문자가 늘었다. 아시시에 있는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에 지난해 교황 레오 14세에 의해 시성된 카를로 아쿠티스가 묻혀 있기 때문이다. 15살에 백혈병으로 사망한 그는 온라인상에서 전 세계의 성체 기적과 성모 발현 사례를 정리한 웹사이트를 제작한 공을 인정받아, 밀레니얼 세대 출생자로는 처음으로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 라틴 아메리카 젊은이들 사이에서 아쿠티스에 대한 인기가 높아져, 세계의 가톨릭 청년단체들이 앞다퉈 이곳을 찾고 있다. 지난해 순례자 수는 약 30% 증가했다.
프란체스코 성인은 1182년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교회를 재건하고 개혁하라는 소명을 받았다고 말한 후 재산을 버리고 탁발 수도사로 살았다. 그는 평화와 창조물에 대한 사랑,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가르침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그가 교황으로선 처음으로 프란체스코 성인의 이름을 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