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각종 현안을 거론하면서, 6·3 지방선거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 일부 주자들의 이름을 스치듯 언급하고 있다. 특정 후보에게 ‘명심’을 실어주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대통령은 22일 엑스(X·옛 트위터)에 ‘안 의사의 유묵이 116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고 전하는 글을 공유하며 “테러리스트가 아닌,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의사 유묵의 귀환을 국민과 함께 환영한다. 수고하셨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이 유독 주목받은 건, 게시글 작성자가 최근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특정 후보의 글을 공유한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 ‘특정 후보 밀어주기’ 아니냐는 반응들이 나왔다.
사흘 전(19일)에도 이 대통령은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유력 거론되는 전재수 의원의 글을 공유하며 “동남권 투자공사 설립은 물론 에이치엠엠(HMM) 이전도 곧 한다”는 글을 쓴 바 있다. 국민의힘 쪽에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정인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나 다름없다”며 “정치적 중립 의무에 위배될 수 있다”(최보윤 수석대변인)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던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을 공개 칭찬한 뒤 정 구청장이 여권의 서울시장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정치권 안에선 이 대통령의 한마디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한준호 의원은 지난달 ‘대통령 1호 감사패’를 받은 사실을 직접 공개하며 ‘명심’ 세일즈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 지방선거 분위기가 좋아 당내 경쟁도 치열하다”며 “이 대통령이 누굴 언급하느냐는 예민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준비 중인 한 의원은 “(이 대통령의 정 구청장 언급에) 솔직히 속이 좀 쓰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