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2일 법왜곡죄 등 3대 사법개혁 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된 원안대로 처리하기로 하면서 위헌 가능성 등을 둘러싸고 정치권 안팎의 논란이 예상된다. 법왜곡죄 등에 대해서는 그동안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이날 의원총회를 거치며 ‘추가 수정 없이 법사위 통과 안대로 신속히 처리하자’는 강경파 목소리가 최종 결정에 반영됐다.
법왜곡죄 도입을 위한 형법 개정안은 판사나 검사가 수사·기소·재판 과정에서 법리를 왜곡하면 10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개정안은 의도적으로 법령을 잘못 적용해 당사자를 유리·불리하게 하거나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한 경우,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해 사실을 인정한 경우 등을 법 왜곡으로 분류하고 있다. 법왜곡죄 신설을 강하게 주장해온 민주당 내 사법개혁 강경론자들은 이런 조항을 형법에 신설함으로써 지귀연 재판부의 ‘윤 전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과 같은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개정안에 담긴 법 왜곡의 기준이 모호해, 사법부에 압력을 행사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민주당 안에서도 ‘의도적인 법령 왜곡 시 처벌’ 조항은 특히 모호성이 크다며 삭제하자는 주장이 이어져왔다. 한 충청권 초선 의원은 “오늘 의원총회에서 위헌 가능성이 우려되니 신중히 논의하자고 했지만 결론은 기존대로 가는 것이었다”며 “그동안 반대하는 의원들이 적잖았지만 이날 총회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런 기류에는 지난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재판에서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이 선고된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에 대한 지지층 내 반발이 거세진 점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법원 확정 판결에 대해 헌법 소원을 허용하는 재판소원제와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두고도 법조계에서는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판소원제는 자칫 4심제로 변질될 수 있고, 대법관 증원을 서두르면 일선 판사들이 이들을 돕는 재판연구관으로 이동하면서 하급심 판결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찬희 전 대한변협 회장은 “재판소원의 경우 제한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보지만 어떤 사건을 대상으로 할지 국민적 합의와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사법개혁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정치적 논란을 없애려면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청래 대표는 의원총회를 마무리하며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언제 다시 사법개혁을 기약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공소청 수장의 명칭을 ‘검찰총장’으로 유지하는 정부의 중수청·공소청 입법예고안 내용도 공유됐다.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헌법에 어긋나게 검찰총장을 없애버리면 되느냐”며 검찰총장 명칭 유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의원총회 참석자 중 상당수가 검찰총장 명칭을 유지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헌법에 검찰총장이란 명칭이 명시돼 있는 만큼 검찰총장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으면 위헌적 상황이 될 수 있다는 법제처 판단이 의원총회 중에 공유됐다고 한다. 한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사실상 당론으로 검찰총장 명칭을 (여당이)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