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구조를 55년 만에 폐지한다. 내년부터는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해 교육교부금을 결정하기로 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국가 전체 재원 배분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조처다. 다만 지방교육 재정의 안정성에 대한 교육계의 우려가 큰 만큼,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추후에라도 이번 개편이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일은 없도록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기획예산처는 21일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열어, 교육교부금 산정 방식 개편안을 공개했다. 지금까지는 시·도교육청에 내국세의 20.79%를 자동 배분해왔다. 내년부터는 전년도 교육교부금에 최근 3년 평균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해 산정한다. 교육청 지출에서 60%를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과 인건비 상승세를 고려해, 학령인구 감소는 35%만 반영하기로 했다. 새 산식에 따른 교육교부금 총액이 전년보다 줄어들면 차액을 보전하는 원칙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명시할 예정이다. 정부는 오는 24~28일 미래대응기금 패키지 법안을 입법 예고한 뒤 다음달 3일 2027년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내국세에 20.79%를 곱한 기존 금액과 새 산식으로 산정한 교육교부금의 차액은 미래대응기금 안에 신설되는 ‘교육·인재 계정’으로 넘어간다. 내년도 교육교부금은 현행 산식으로 100조원, 새 산식으로 78조9천억원으로 추산되는데, 그 차액인 20조원가량이 교육·인재 계정으로 들어가는 식이다. 이 계정은 영유아와 고등·평생교육, 우수 인재 유치 등에 활용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초·중등교육 투자가 166%, 고등교육 투자가 69%인 불균형을 바로잡게 될 전망이다. 교육감들은 애초 교육·인재 계정 예산을 유·초·중등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부는 새 산식을 적용해도 교부금 총액과 학생 1인당 교육교부금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교육교부금 축소로 시·도교육청이 인건비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라 강조한다. 반면, 교육계에서는 그 정도로는 인공지능(AI) 교육 전환과 노후 시설 개보수 등 미래 교육 수요에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라고 반발한다. 더욱이 반도체 초호황이 그치고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면, 새 산식을 반영한 교육교부금 연평균 증가율이 고정비(인건비·시설유지비 등) 증가율을 밑돌 것이라고 우려한다. 전체 교육교부금에서 고정비 비중이 높아지면, 그만큼 실제 교육에 투입할 수 있는 순수 교육 사업비가 쪼그라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1972년 이래 이어온 내국세 연동 구조를 개편하면서,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및 교육단체들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은 것은 교육계의 반발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 국회는 향후 심의 과정에서 교육 사업비 축소 및 교육의 질 저하 등과 관련해 교육계의 우려와 반발을 해소할 수 있는 합리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재정 효율화라는 제도 개편 취지를 살리면서도, 공교육의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고 교육 현장에 안착시킬 수 있는 정교한 입법 지혜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