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21일 의원총회에서 장동혁 대표가 추진하는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당협위원장) 전면 재선출안’에 반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장 대표는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전체 당협위원장을 일괄 사퇴시킨 뒤 당원 투표를 통해 재선출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의원들은 이런 장 대표의 움직임을 ‘강성 당원들의 힘을 빌려 당을 장악하려는 시도’라며 반발해왔다. 국민의힘 당규는 ‘당협위원장은 매 짝수년 8월 말까지 선출하되, 선출 시기는 최고위원회에서 정한다’(26조)고만 했을 뿐, 선출 방식에 대해선 명문화된 별도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당협위원장 전면 재선출안’을 장 대표 쪽의 ‘당 장악 기도’라며 반발하는 데는 그럴 만한 근거가 있어 보인다. 당협위원장은 지역의 조직 운영과 선거 준비를 책임지는 자리로 현역 의원은 보통 자신의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맡는다. 지금까지는 임명 후 2년이 지나더라도 사고로 궐위가 되거나 특별한 교체 사유가 생기지 않는 한 현직 당협위원장을 운영위원회에서 재신임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런데 장 대표가 254곳 당협의 위원장 전원을 당원 투표를 거쳐 다시 선출하겠다고 하니, 현역 의원들이 이를 ‘의원 줄세우기’이자 ‘사당화’ 시도로 받아들인 것이다. 장 대표는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 및 이재명 정부와의 싸움에 열중하지 않았던 분들은 교체할 때가 됐다”며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한 바 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당론을 위반했거나 지도부 폭행 등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된 권영진·서범수·조경태·진종오 등 비당권파 현역 의원 4명에 대해 당원권 정지의 중징계 처분을 내린 것도 ‘사당화’ 프레임을 강화한 측면이 있다. 이 가운데 서범수 의원을 제외한 3명은 당론에 반해 국회부의장 후보 낙선 운동을 벌이거나(조경태), 6·3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한동훈 후보의 선거 운동을 돕고(진종오), 상임위원회 배정에 불만을 품고 정점식 원내대표에게 물리력을 행사한 일(권영진) 등으로 2026년 총선 공천을 받기 어려워지는 ‘당원권 정지’ 1년6개월~2년6개월의 중징계가 내려졌다. 하지만 장동혁 지도부는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토론회를 주최한 이진숙 의원에 대한 당원들의 징계 요구에 대해선 “단순 학술행사”라며 감싸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장동혁 지도부의 이런 행태는 엄정해야 할 징계권을 반대파를 겨냥한 숙청 수단으로 오용하고, 강성 당원들을 친위 체제 구축을 위한 홍위병으로 동원하려 든다는 비판을 부를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중진과 당권파 일부에서도 “과하다”(권영세), “우려스럽다”(김재원)는 반응이 나오겠는가. 당내에서 ‘비장횡사’라는 말이 괜히 나도는 게 아니다. 장 대표는 이런 조처들이 당내 권력 기반을 다지기는커녕 지도부의 권위와 정당성을 무너뜨리고, 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키울 뿐이란 점을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