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수 호조에 따른 추가세수 등을 활용해 성장동력 등에 투자하는 ‘미래대응기금’ 조성 추진안을 밝혔지만, 100조원이 넘을 것으로 관측되는 대규모 기금에 대한 국회의 재정 통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반 예산보다 상대적으로 국회 통제를 덜 받는 탓에 ‘상시 추가경정예산(추경)’ 형태로 활용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21일 기획예산처가 밝힌 ‘미래대응기금 추진안’이 법 개정을 통해 신설·활용되더라도 원칙적으로 기금은 일반예산처럼 연간 기금운용계획을 국회의 심사를 받는다. 하지만 현행 재정 제도상 기금은 계획상 주요 항목 지출 금액을 20% 범위(금융성 기금은 30%) 안에서 연중에 국회 사전 승인을 받지 않고 변경할 수 있다. 새로운 사업을 신설하지는 못하지만, 기존 기금 사업을 연중에 확대할 수는 있는 것이다. 일반예산보다 폭넓은 재량이다. 재정 운용의 탄력성은 높아지지만, 그만큼 재정 집행의 투명성과 국회 견제 기능은 약화할 위험이 커 국민의힘에선 ‘쌈짓돈’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기획처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갑자기 세수가 더 생겼을 때 기존 급여통장에 넣을 수도 있지만, 그동안은 이런 재원을 별도로 관리할 통장이 없었다”며 “미진했던 부분을 별도 계좌로 운용해 보자는 취지”라고 세입 측면의 융통성을 강조했다.
기금 재원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이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획처 관계자는 “우리나라 세수구조가 반도체 업황 업다운이 3~5년 주기로 왔다 갔다 한다”며 “호황에는 적립하고 미달할 때는 재정안정화 저수지 기능을 활용해, 이번 호황뿐 아니라 3~5년 뒤 산업구조가 변화하면 기금 구조상 추가세수가 다시 쌓이도록 설계했다. 결손이 발생하면 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재원의 불안정성 등에 재정 전문가들은 5년 주기 등으로 기금의 일몰 여부 평가를 받아 연장하는 방식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아울러 세수 호조 시점에 나랏빚을 갚지 않을 경우 재정건전성이 악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기획처는 “국회에서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인데, 추가세수가 발생했을 때 국채를 갚을지 투자할지는 가치판단이다. 갚을 때 아낀 이자보다 다시 빌릴 때 이자가 더 큰 상황도 생길 수 있다”며 “기금 여유자금을 국채 이자율을 초과해서 운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박홍근 장관도 이날 “큰 규모의 재원을 전부 재정 건전성에만 투입하면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수입과 지출에 차이가 있어 또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지금 시점에는 전략적 투자를 통해서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고 그 성과가 경제지표로, 성과로 드러나 세입을 확충해 새로운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만드는 절호의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