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직원 중심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21일 대규모 집회를 열고, DX부문에 대한 합리적 평가와 보상을 요구했다.
동행노조는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과 보상 격차 해소 요구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조합원 약 1800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동행노조는 5월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임금 협약에서 DX부문과 DS부문 보상 격차가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앞서 노사는 DS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해 사업 성과 10.5%를 인센티브로 지급하고, DX부문에는 600만원 상당 자사주를 지급하는 방안에 합의한 바 있다.
동행노조는 “성과 차이에 따른 금액 차이는 수용할 수 있지만, 성과를 보상받을 수 있는 제도와 기회 자체를 차등 설계한 건 5만 DX 구성원에 대한 명백한 차별”이라며 “회사 교섭이 천문학적인 DS 성과급에만 초점이 맞춰지며 DX 구성원은 'DS 성과급을 올려주기 위한 파업 들러리냐'는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계 일각에서는 동행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임금 협상이 타결된 이후 '뒷북 집회'를 개최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DX부문이 2분기 적자를 기록한 경영 위기 국면에서 집단 이기주의적 행태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집회가 합법적인 파업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불법 행위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노조법상 적법한 쟁의행위를 하려면 노사간 교섭 결렬 선언,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 조합원 찬반투표 등 필수 단계를 거쳐야 한다.
동행노조는 이같은 절차를 생략한 채 연차를 집단적으로 동시 사용, 근무 시간 중 우회 파업을 벌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또 임금 협상이 이미 타결돼 합의가 이뤄진 시점에서 뒤늦은 집단 행동으로 노사 간 평화 의무를 위반, 향후 법적 공방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기존 합의를 뒤집으면서 도심 교통을 마비시키는 방식의 뒷북 집회는 사회적 공감대를 전혀 얻을 수 없다”며 “시민에게 직접적인 민폐를 끼치는 이기적인 행보”라고 비판했다.

동행노조는 DX부문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수준 보상안 마련과 2026년 임금교섭 전면 백지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동행노조는 이에 대해 “과거 DX 호황기 시절 추가 성과 배분 대신 전사 경쟁력을 위해 반도체 등에 재투자된 가치는 DX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이상의 공헌에 상응한다”며 “1000주 이상 요구가 과도하다고 판단된다면 회사가 객관적인 기여 평가 기준을 제시하고 함께 검증할 용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와 세트 산업 경기 사이클 차이를 감안, 전사 성과 일정 비율을 '공통 재원'으로 먼저 적립한 뒤 사업부별 성과를 배분하는 구조를 제시한다”며 “지속 가능한 '진정한 원 삼성' 보상 모델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금 협상 재교섭 요구의 핵심 조건으로는 △전사 성과 공유 시스템 확립 △기본급 인상률 전사 동일 적용 △DX부문 정당한 교섭 안건화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사측이 DX 구성원 목소리를 외면하고 교섭단위 분리 등을 통해 내년 이후에도 DX를 임금·복지·성과 보상 제도에서 영구히 분리·소외시키려 한다면, 뜻을 함께하는 구성원과 함께 법이 허용하는 모든 정당한 단체 행동·실력 행사 단계를 면밀히 검토하고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동행노조는 서초사옥 일대를 행진하면서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학규 사업지원실장 사장 등을 겨낭해 “정현호·박학규는 사퇴하라”와 “직원들과 소통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