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매물 증가로 집값 하락, 전월세 수요 줄고 가격도 안정”
전문가들 “단기 충격 불가피”…임대 물량 공백 해소 보완책 마련을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가 전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을 장·단기적으로 분석해 세입자 피해를 줄이고 정책 효과를 높일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적으로 전월세 시장을 자극하지 않으려면공공임대를 늘리는 정책이 같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엑스를 통해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가 집을 팔면 전월세 공급도 줄겠지만 그만큼 무주택자, 즉 전월세 수요도 줄어든다”며 “오히려 매매시장에 매물이 증가하면 집값이 안정되고 그에 따라 전월세 가격도 안정되는 것이 더 논리적”이라고 말했다. 다주택자 규제가 전월세 공급 부족을 낳아 서민 주거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도 지난 5일 “다주택자가 가진 주택 다섯 채가 팔리면 임대주택 공급이 다섯 채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그 집을 산 사람은 전월세에 들어갈 필요가 없어지므로 임대 수요 역시 그만큼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장기적으로 임대차 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는 있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세입자 피해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더라도 이를 곧바로 매수할 구매력을 갖춘 임차인이 많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경호 주거중립성연구소 소장은 “총량적 균형이 맞더라도 단기적으로 특정 지역이나 특정 주택 유형에서 급격한 임대 물량 부족과 주거 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다주택자 임대 비중이 높은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에 단기 충격이 집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아파트는 실거주 매수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어 매매가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매매가격은 하락하지만 기존 전세보증금은 유지되면서 ‘깡통전세’나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도 다주택자 규제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보완책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2일 페이스북에서 “무주택 가구의 주거 안정을 제도적으로 담보하지 못한 채 다주택자의 레버리지만 축소한다면 또 다른 불안을 낳을 수 있다”며 다주택자가 담당해온 임대 공급의 공백을 해소할 구조적 전환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장기 안정 임대를 제공하는 기관형 사업자 육성, 공공·준공공 임대 확대, 장기 고정금리 주택금융 공급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공공임대를 늘리기 위해서는 새로 만드는 것과 동시에 당장의 세입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매입임대주택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정부가 다주택자가 내놓는 매물을 즉각 매입해 공공임대로 전환하는 ‘기축 매입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 ‘직격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경호 소장은 “임대용 주택 등록을 의무화하고 계약갱신청구권·적정 임대료 보장 등 공공성 실현 수준에 따라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매도가 안 되는 주택은 저렴하고 안정적인 임대주택으로 유지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