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넷플릭스 측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정부 당시 요직을 지낸 수전 라이스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이사회에서 퇴출하도록 요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저녁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넷플릭스는 인종차별주의자이자 ‘트럼프에 미친’(Trump Deranged) 수전 라이스를 즉시 해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오바마와 바이든의 측근이었던 라이스를 “정치적 앞잡이”라고 비난했다.
넷플릭스는 할리우드 주요 배급사 워너브러더스사의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로, 워너브러더스와 720억달러(약 106조원) 규모의 인수합병 계약을 추진 중이다. 인수가 이뤄지려면 시장 독점 여부를 판단하는 미 법무부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넷플릭스로서는 트럼프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트럼프가 이처럼 라이스 퇴출 요구를 하고 나선 것은 최근 라이스 전 보좌관이 팟캐스트에 출연해서 한 발언이 계기가 됐다. 라이스 전 보좌관은 민주당이 다시 집권하게 되면 트럼프에게 “무릎을 꿇었던” 기업들을 “용서하거나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법률 회사든, 대학이든, 미디어 매체든, 대기업이든, 빅테크든 간에 지금처럼 해로운 단기전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대해 아직 반응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는 미 정부의 반독점 조사 허들을 넘어야 하는 데다가 인수 경쟁자인 파라마운트사도 따돌려야 하는 상황이다.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가 사겠다고 하지 않은 CNN 등 다른 채널을 포함해 779억 달러(약 113조원) 규모의 거래를 워너 측에 제안한 상태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스튜디오로 꼽히는 워너브러더스는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슈퍼맨, 매트릭스, 배트맨 시리즈 등을 만든 곳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할리우드 최고의 배급사였지만 마블 시리즈를 만든 디즈니에 밀렸고고, 영화 제작환경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사양길을 걷기 시작했다.
라이스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주유엔 미국 대사와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인물이다. 바이든 정부에선 백악관 국내정책위원회(DPC) 위원장을 지냈다. 트럼프 1기 정부 시절인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넷플릭스 이사를 지냈으며 DPC 위원장을 그만둔 뒤인 2023년부터 다시 넷플릭스 이사로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