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놓자 당·정·청이 22일 긴급대책회의를 여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여권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다음달 초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등 트럼프 행정부와의 기존 합의는 그대로 이행하겠다는데 뜻을 모았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이날 오후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장·차관과 여당 지도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관세 관련 통상 현안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전날 위 실장·김 실장 주재로 청와대에서 유관 부처 장관이 참석하는 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대미투자특별법 입법을 조율할 민주당의 한병도 원내대표와 한정애 정책위의장, 정태호 국회 대미투자특별위원회 여당 간사 등이 참석해 추가로 대책 회의를 연 것이다. 정부에서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박윤주 외교부 1차관 등이 회의에 참석했다.
현안점검회의에서는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관세 부과 등 후속 움직임과 국내에 미칠 영향 등을 공유하고 향후 품목관세 조정 가능성 등 시나리오별로 대응 방향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청은 미 연방대법원의 관세 무효화 판결이 예상 범위 내에 있었던 만큼 현시점에서 섣불리 대응하기보다 미 행정부의 대응을 보면서 상황 변화에 신중하게 대처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청은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입법이 국익에 최선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하고, 여야가 합의한대로 내달 9일까지 처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는 전날 회의 직후에도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공청회 등 입법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하자는 데에 뜻을 같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여당은 오는 24일로 예정된 대미투자특별법 입법공청회 등 법 제정을 위한 절차는 그대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관세 폭을 떠나 한국과 미국의 경제적 관계가 긴밀하게 발전하도록 하자는 양국 합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면서 “그 합의는 당연히 존중돼야 하며 청와대 발표와 입장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대미투자특위 소속인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는 미 행정부의 후속 조치를 면밀히 지켜보면서 무역 리스크와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고도의 통상 전략과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차분히 실행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정부의 아마추어적인 협상력이 낳은 이 초라한 결과표 앞에서 우리 기업들은 관세 혜택은 사라지고 투자 의무만 남은 최악의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진보당과 사회민주당은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논의를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