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조경태·진종오·권영진·서범수 의원 등 비당권파 의원 4명에 대해 ‘당원권 정지’의 중징계를 의결했다. 윤리위는 지난 20일 조 의원과 진 의원에 대해 각각 당원권 정지 2년 6개월, 2년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권 의원과 서 의원에게는 각각 당원권 정지 1년 6개월, 10개월의 처분이 내려졌다. 징계 수위가 이대로 확정될 경우 조·진 의원은 1년 8개월 후 치러지는 총선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할 수 없다. 권 의원도 당내 경선 시점을 고려하면 국민의힘 공천은 사실상 어렵게 된다. 징계 당사자들이 “정치적 숙청”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당내 중진들도 재고를 요구하면서 내홍이 커지고 있다.
윤리위는 조 의원의 경우 야당 몫 국회부의장 선출 과정에서 박덕흠 국민의힘 후보 낙선 운동을 한 점을 문제 삼았다. 진 의원의 경우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돕고,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 토론회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징계 처분했다. 권 의원은 상임위원회 배정에 불만을 품고 정점식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은 점, 서 의원은 보완수사권 폐지 토론회에서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를 모욕하는 발언을 한 점이 징계 사유가 됐다.
이들 4명은 모두 장동혁 대표 퇴진을 요구해온 비당권파다. 징계를 받을 만한 과실이 있다 해도, 사실상 정치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중징계가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장 대표가 정적 제거를 위해 ‘징계 정치’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진 의원은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윤리위를 정치적 보복의 도구로 만들지 말라”고 요구했다. 권 의원도 방송에 출연해 “(중징계는) 반대 세력을 정치적으로 제거하고 입틀막 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당권파나 구주류 중진들도 “과도한 징계는 바람직하지 않다”(김재원 최고위원) “상식적인 선에서 중징계를 재고해달라”(윤상현 의원) “정당의 기강을 칼로 세우려 하면 사상누각이 된다”(김기현 전 대표)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1%, 국민의힘 25%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친명·친청으로 갈려 싸워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제자리인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비당권파를 향해선 칼을 휘두르며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토론회를 연 이진숙 의원은 징계하지 않는데 누가 납득하겠는가. 원칙도 가치도 실종된 채 ‘장동혁 사당’으로 변해가는 제1야당은 한국 정치의 불행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당력을 소진하고 보수 정치를 모독할 것인지 답답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