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형제의 난’ 후 다시 만난 조현준 회장·조현문 전 부사장
조 회장 “아버지도 이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해 고소·고발 허락”
“어머니에 패륜적 발언” “배우자 음해 사과하라며 협박” 등
조 전 부사장의 ‘강요미수 혐의’ 사건 공판서 증인 출석해 발언
검 “‘조현문이 효성 발전 기여’ 보도자료 배포 요구하며 협박”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법정에서 “(동생인) 조현문 전 부사장으로부터 협박받았다”며 그에 대한 처벌을 원한다고 밝혔다. 또 “제발 이 재판을 통해 각자 갈 길을 가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두 사람이 법정에서 만난 것은 2014년 ‘형제의 난’으로 불린 경영권 분쟁 이후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이성열 판사는 조현문 전 부사장의 강요미수 혐의 사건 공판을 열고, 조현준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심문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자신이 회사 성장의 주역이라는 취지를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하도록 조 회장을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의 배우자가 외도했다는 소문이 돌자 이를 조 회장 측이 유포했다고 의심했고, 이후 퇴사해 가족과 갈등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증인석에 앉은 조 회장은 “이 사건 고소·고발은 아버지(고 조석래 명예회장)가 허락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둘째 아들을 깨우치게 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가족이 피해를 보는지 모르겠다”며 “아버지 말씀을 명심해서 더 이상 우리 집안을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검찰이 조 전 부사장의 처벌을 원하는지 묻자 “네, 원합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조현문이 효성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중공업 부문 경쟁력을 높여 장기 성장에 기여했고, 효성은 조현문의 미래를 축복한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작성했다. 그리고 이를 언론에 배포하지 않을 경우 당시 사장이었던 조현준 회장의 비리 자료를 폭로하겠다며 조석래 명예회장을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 회장은 검찰이 당시 보도자료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일치하는지를 묻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조 회장은 “중공업 부문이 거의 망가진 것도 조현문 전 부사장이 있을 때의 일”이라며 “저희를 지속 공격했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현문의) 강압적 요구가 아니라면 저희 힘으론 낼 수 없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의 배우자를 음해한 것을 사과하지 않으면 비리를 고발하겠다고 강요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 회장은 “협박조로 말하는 것으로 들렸다”고 했다. 조 전 부사장 측 언론 대응을 해준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 등으로부터 ‘사과하지 않으면 서초동(검찰)에 갈 것’이라며 고발하겠다는 취지의 협박을 받았다고 인정한 것이다.
조 회장은 “저희는 그런 지라시를 만든 적도 없다. 정 원하면 직접 경찰에 가서 누가 작성했는지 알아낼수도 있는데, 그걸 왜 우리에게 사과하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2015년 3월8일 조 전 부사장이 조석래 명예회장의 자택을 찾은 일도 증언했다. 전날이 조 전 부사장 생일이라 모친이 꽃과 카드를 보냈고, 이튿날 조 전 부사장이 배우자와 함께 부모를 찾은 상황이었다. 조 회장은 당시 동생이 ‘독사 같은 어머니 몸 속에서 태어난 것을 후회한다’ ‘지옥에 떨어뜨려서 죽을 때까지 감옥에서 썩게 하겠다’ 등의 패륜적 발언을 한 것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충격을 받아서 동생이 돌아오리라 생각하고 붙여놓은 사진을 다 뗐다”며 “이는 명백히 협박”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오는 28일 한번 더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