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2일 현대차 노조가 현대차의 인공지능(AI) 로봇 아틀라스 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AI 기술 개발의 빠른 속도 만큼이나 놀라웠던 점은 노조를 주가 상승의 방해 세력으로 보는 댓글들이었다. AI 로봇 도입은 당장의 현대차 주가를 넘어 인간의 노동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그에 따른 사회안전망은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 등 큰 틀에서 논의돼야 하는데 여러 군데서 ‘노조가 코스피 5000시대에 찬물을 끼얹으면 안 된다’는 댓글이 보였다.
연일 주식시장 활성화와 AI 기술 개발을 강조하는 이재명 대통령도 “굴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며 노조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정부가 주식 투자를 장려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주식 투자자와 기업 이익이 곧 사회 전체의 이익인 것처럼 다뤄지는 모습이 계속됐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 안 하는, 못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청년들을 취재했다. 인터뷰한 청년들은 “주식 투자할 여윳돈도 없고, 미래도 없다”고 했다. 청년 주식 투자자가 늘고 있지만, 각자도생을 위한 노력일 뿐 삶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는 없다고 했다.
기사에 담지 못했지만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나서자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1월 30일 ‘쉬었음 청년’을 주제로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이 연 토론회에선 “투자 말고 투쟁하자”는 말이 나왔다. 청년 황종원씨는 “쉬었음 청년이 70만명을 기록하는데도 이재명 정부가 청년 실업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청년들이 직접 현실을 바꾸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황씨는 “코스피 5000이라고 하지만 실물경제가 안 좋은데 정부가 이렇게 투자를 부추기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힘든데 돈을 버는 사람들은 따로 있고 불평등만 심해진다”고 했다.
다른 청년은 이렇게 말했다. “투자에 밝은 분들이 돈을 불리지 않으면 너는 실시간으로 도태된다고 말하는데, 틀린 말이 아니긴 하죠. 그런데 저는 두쫀쿠 안 사먹었고, 미용실 안 가고, 옷·화장품 안 사고, 간장에 밥 비벼먹거든요. 이번 달에 월세 포함해 40만원밖에 안 썼어요. 아침에 아르바이트 갔다 왔고, 이따가 또 아르바이트 가야 합니다. 이렇게 사는데 왜 나는 주식 살 돈이 없는 건가요? 나는 왜 투자할 돈이 없냐고요. 그러지 말고 우리 투쟁해서 다같이 임금을 보장받으면 안 되나요? 투자 말고 투쟁이요. 왜 자꾸 저한테 투자를 하라고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