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은닉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의 자택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소정수 부장검사)는 이날 노 전 대통령 일가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과 조세포탈 혐의 등과 관련해 김 여사가 머무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사저 등을 압수수색했다.
노 전 대통령 아들인 노재헌 주중한국대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동아시아문화재단과 노태우센터, 차명 계좌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당시 비서관들의 자택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5·18기념재단 등으로부터 김 여사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노 대사 등 노 전 대통령 일가가 비자금을 은닉하고 세금을 포탈했다는 취지의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를 이어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의혹이 불거졌다. 노 관장 측은 SK그룹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도를 주장하며 김 여사가 작성한 ‘김옥숙 메모’를 증거로 제출했다. 메모에는 ‘선경 300억’이라는 내용을 비롯해 총 904억 원 규모의 자금 관련 내역이 적혀 있었다. 선경은 SK그룹의 옛 사명이다. 노 관장측은 이 300억 원이 1991년 노 전 대통령측에서 사돈인 최종현 전 SK 그룹 회장에게 건네져 태평양증권 인수 등 선경그룹의 경영활동에 쓰였다고 주장해왔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상고심에서 이 돈을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받은 뇌물로 규정했다.
한편 법무부는 전날 독립몰수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범죄자가 사망하거나 해외로 도피하는 등의 이유로 기소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범죄수익을 몰수·추징할 수 있는 제도로,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 두명의 비자금 국고 환수 문제는 독립몰수제 도입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