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 공무원에게 수억원대 뇌물을 제공하고 무기체계 개발사업 평가에서 특혜를 받은 혐의로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 임원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이 부정 평가가 이뤄진 것으로 본 사업 가운데 일부가 1조9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과 관련된 것으로 판단하면서 향후 사업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는 지난 2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방위사업청 5급 공무원 A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LIG D&A 임원 B씨를 각각 구속기소했다. 뇌물 전달 과정에 관여한 업체 관계자 등 4명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말부터 2025년 말까지 총 915억원 규모의 6개 방위사업 제안서 평가 과정에서 LIG D&A에 유리한 점수를 주고 사업 관련 정보를 제공한 대가로 총 4억6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A씨가 20개 평가항목 가운데 16개에서 LIG D&A에 최고점을, 경쟁업체에는 최저점을 준 것으로 파악했다.
뇌물은 현금뿐 아니라 친인척 업체를 통한 허위 용역계약과 지인을 통한 자문료 등의 방식으로 전달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에는 장보고-Ⅱ 잠수함의 전술데이터링크를 Link-22로 교체하는 체계개발 사업도 포함됐다. LIG D&A는 2023년 이 사업을 약 238억원에 수주했다.
검찰이 특혜 평가가 이뤄졌다고 보는 6개 과제 가운데 3개는 한국형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의 핵심 또는 관련 선행기술에 해당한다고 검찰은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전기 사업은 총사업비 1조9198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방 연구개발 사업이다. 항공기에 전자전 임무장비를 탑재해 적의 레이더와 통신체계를 탐지·분석하고 전파를 이용해 교란하는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2034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LIG D&A는 21일 입장문을 내고 전자전기 사업은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해당 공무원이 전자전기 사업의 제안서 평가위원으로 참여하지 않았고, 그가 평가에 관여한 과제 역시 전자전기 사업의 핵심기술요소(CTE)와 연관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해당 과제의 적용 대상 무기체계도 전자전기가 아니라고 했다. 전자전기 사업은 공정한 평가를 거쳐 큰 점수 차로 선정됐다고도 밝혔다.
방사청은 현재까지 해당 공무원이 평가위원으로 참여한 4개 사업 가운데 3개를 LIG D&A가 수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전자전기 사업 본사업 평가에 해당 공무원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도 확인된 상태다. 방사청은 사건과 기존 사업 사이의 범죄 연관성이 확인되면 계약 해제·해지나 입찰참가 제한 등 제재를 검토할 방침이다.
LIG D&A는 입장문을 통해 임직원 기소에 유감을 표하고 법적 절차를 통해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가려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사법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요청했다.
회사 측은 내부통제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국방 연구개발 역량과 준법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