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동생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의 강요미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형제간 갈등과 관련한 기존 입장을 거듭 밝히며 조 전 부사장의 처벌을 원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특히 부친인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이 생전 “이 방법 외에는 현문이를 뉘우치게 할 수 없다”며 고소·고발을 취하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이성열 판사는 21일 조 전 부사장과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의 강요미수 등 혐의 사건 공판을 열고 조 회장을 증인으로 신문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의 경영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보도자료를 배포하도록 효성 측에 요구하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효성 측의 비리 의혹을 검찰에 알리겠다는 취지로 압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은 이날 해당 보도자료에 대해 “객관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또 조 전 부사장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서초동에 간다’는 말도 협박적으로 들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효성 측이 공판 직후 공개한 조 회장의 주요 증언에 따르면, 조 회장은 형제간 갈등과 관련해 “이 사건에 대한 고소·고발은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아버지가 둘째 아들을 깨우치게 하려고 이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소송을 선택했다”며 “아버지는 ‘이 방법 외에는 현문이를 뉘우치게 할 수가 없다. 이렇게 해서라도 반성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많은 가족이 피해를 보는지 모르겠다”며 “아버지 이야기를 명심해서 더 이상 우리 집안을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고소·고발의 이유”라고 했다.
조 전 부사장이 가져간 주식과 관련해서는 “회사의 경영권과 관련된 주식으로 명의가 어떻게 돼 있든 아버님과 가족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가족의 불문율이었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당시 주식을 관리하던 재무본부 임원을 압박해 우리은행 대여금고에 보관돼 있던 실물 주식을 가져갔다고 부친이 생각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회사의 주식을 처분하려면 아버지께 와서 주식을 사달라고 하든지 주식을 가져가라고 하든지 하는 방법이 있는데, 굳이 우리은행에 내용증명까지 보내면서 주식을 가져간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부모가 조 전 부사장의 자택 방문 과정에서 겪었다는 일도 언급했다.
조 회장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2015년 3월 8일 조석래 회장의 자택을 방문했을 당시 응접실 문을 잠그고 비서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 뒤 어머니를 향해 심한 욕설을 하고, 부친을 ‘범죄집단’이라고 표현하는 등의 말을 했다.
조 회장은 “너무 패륜적인 이야기를 들어 부모님이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으셨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머니는 현문이가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해 스키 타는 사진을 붙여놓기도 했지만, 이후 아버지가 충격을 받고 사진을 모두 떼셨다”고 했다.
최근 공익재단 설립과 상속재산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서도 조 회장은 입장을 밝혔다.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2024년 공익재단 설립에 동의해 달라고 요구했고 자신은 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좋은 일을 하고 싶으면 다른 재단에 기부하면 되는데 왜 자신이 만드는 재단에 동의하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고 했다.
비상장 계열사 지분 문제에 대해서는 “10%이기 때문에 경영권에 지장이 없다”며 조 전 부사장의 지분을 효성 측이 반드시 사들일 필요는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또 티앤에스 주주총회에서 조 전 부사장이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면서도 배당금은 받아갔다며 “이율배반적인 행동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조 회장은 “재산 문제라면 재산 문제만 정리하고 각자의 길을 갔으면 한다”며 “동생이 원하는 대로 절연하고 끊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전 부사장이 비상장사 지분 문제에 이어 부친의 상속재산을 놓고 유류분 소송까지 제기한 데 대해 “아버님이 살아생전 현문이 문제를 걱정하셨는데 상속 지분을 남겨주신 것에 대해 또 유류분 소송을 하면서 가족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건 또 싸우자는 것”이라며 “재산 문제면 재산만 논의하면 되는데 고소만능주의에 빠져 아버님 유류분까지 소송하는 것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