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가 개봉 이후 관객들의 과몰입 반응을 끌어내며 화제성을 키우고 있다. 팬아트가 쏟아지는 것은 물론, 작품의 배경이 된 강원 영월 청령포와 단종 관련 유적을 찾는 발길이 늘었다는 글이 온라인에서 잇따른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청령포 배를 타려면 줄이 길다" "영월이 평소보다 붐빈다"는 후기들이 공유되고 있다. '영월살이 20년 차'라고 소개한 한 이용자는 최근 청령포 선착장 대기 줄을 담은 사진을 전하며, 매년 열리는 단종제 분위기와 지역의 기억을 함께 풀어냈다. 단종제는 축제라기보다 마을이 함께 치르는 의례에 가깝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관객들의 참여는 지도앱 리뷰로도 번졌다. 단종의 능인 영월 장릉이나 청령포 관련 장소 페이지에는 "영화 보고 왔다" "역사를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는 식의 방문 후기와 응원 글이 늘었다. 반대로 세조의 능인 경기 남양주 광릉 관련 페이지에는 비판성 댓글과 낮은 별점을 남기는 이용자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일부 플랫폼은 한때 별점·댓글 작성 기능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리뷰 행동은 작품에 대한 감정과 해석이 온라인에서 집단적으로 표현되는 전형적인 방식으로도 읽힌다. 특정 장소를 평가하는 기능이 사실상 감상문 게시판처럼 활용되며, 참여가 반복될수록 하나의 놀이 규칙처럼 굳어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별점 1점·5점 같은 단순한 형식은 참여 장벽이 낮아 확산이 빠르다. 영화가 만든 서사에 관객이 한 번 더 개입하는 셈이다.
다만 이런 현상은 긍정과 우려를 함께 낳는다. 한편에선 "관심이 실제 방문과 학습으로 이어지는 건 반갑다"는 반응이 나온다. 역사를 어렵게 느끼던 층까지 작품을 계기로 유적과 인물을 찾아보게 됐다는 점에서 문화 확장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지도앱의 본래 기능인 장소 정보 제공이 감정 표현으로 과도하게 덮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문화유산이나 공공 성격이 강한 장소의 경우, 맥락 설명과 이용 안내가 함께 보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럼에도 '왕사남'의 과몰입 화제는 흥행에 유리한 신호로 해석된다. 팬아트, 밈, 지도 리뷰, 지역 방문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단순 관람을 넘어 참여형 소비로 번지고 있다는 뜻이어서다. 영화가 만들어낸 감정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움직이는 양상 자체가 강한 흥행 동력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