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카야마시에서 열린 전통 축제 사이다이지 에요(西大寺会陽), 일명 하다카 마쓰리(알몸 축제) 도중 참가자 3명이 의식불명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1일 밤 오카야마시 동구의 사이다이지 관음원에서 열린 사이다이지 에요에서 참가자 6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가운데 40~50대 남성 3명은 의식불명 상태다.
의식을 잃은 참가자는 오카야마시의 58세와 47세 남성, 미마사카시의 42세 남성으로, 모두 축제 참가자로 행사에 참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3명은 부상을 입었지만 대화가 가능한 상태다.
사고는 이날 오후 10시 본당 2층에서 행운을 상징하는 나무 부적 '보목(宝木)'이 투하된 직후 발생했다. 약 1만명의 남성들이 전통 속옷인 훈도시 차림으로 몰려들어 보목을 차지하기 위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사람이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보목 투하 약 15분 뒤부터 의식불명 상태의 참가자들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NHK에 따르면, 한 남성 참가자는 "구조 인력이 여러 차례 인파 속으로 들어와 사람을 끌어내는 모습을 봤고, 일부는 AED를 사용하는 장면도 목격했다"며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밀리면서 순간적으로 파도처럼 출렁였다. 그때는 숨이 막힐 듯한 압박을 느꼈고 갈비뼈가 눌리는 느낌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20대 참가자는 "보목이 던져진 직후 중심부로 몰리자 순식간에 사방에서 몸이 조여왔다"며 "발이 땅에 제대로 닿지 않는 느낌이 들 정도여서 위험하다고 판단해 스스로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축제 특성상 격렬한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유난히 밀집도가 높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행사를 지켜보던 80대 남성은 "계단 부근에서 여러 차례 사람이 쓰러졌고, 대기 중이던 소방과 경찰이 곧바로 달려가 들것으로 옮겼다"며 "겉으로 보기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지만, 뒤늦게 중태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은 소중하지만,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이다이지 에요는 500년 이상 이어져 온 전통 행사로 일본 국가 중요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한겨울 밤, 훈도시 차림의 남성들이 밀집한 상태에서 보목을 차지하기 위해 격렬하게 맞붙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인파가 한쪽으로 쏠리거나 균형이 무너지면 압박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상존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2007년에는 40대 남성이 보목을 둘러싼 몸싸움 과정에서 다른 참가자들 아래에 깔려 전신 압박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주최 측은 음주 금지, 알코올 검사, 보호 인력 확대, 구조 동선 확보 등 안전 대책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올해도 중태자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밀집 행사에 대한 구조적 안전 관리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