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30대 여성 장기 실종 사건에서 담당 경찰관이 실종자의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채 사건을 허위로 종결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경찰이 실종 사건 종결 과정에 관리자 승인 절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청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담당자가 실종 사건 해제를 요청하면 팀장이나 과장 등 관리자가 입력 내용을 확인한 뒤 최종 승인하도록 '이중장치'를 마련하는 게 골자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은 실종 관련 정보를 한곳에 축적하고 수사를 지원하기 위해 2011년 도입됐다. 경찰서 실종수사팀 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관들이 실종자의 과거 신고·발견 이력을 조회하고 관련 정보를 입력하는 데 사용한다.
현재는 담당자가 시스템에서 직접 실종 사건을 해제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제주에서 장기 실종된 장미란(37)씨 사건을 최초로 담당한 A경장이 장씨와 통화하지 않고도 연락이 닿은 것처럼 보고해 사건을 자체 종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A경장은 신고 당시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보고하고 사건을 종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씨의 통신 기록과 A경장이 근무했던 경찰서의 자체 조사에서는 두 사람이 통화한 기록이 확인되지 않았다.
A경장은 신고를 받고도 장씨를 직접 만나 안전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으며,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도 관련 내용을 입력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경찰청은 A경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장씨 사건은 최초 신고가 종결된 지 두 달여 만인 지난달 19일 가족이 다시 실종 신고를 하면서 수색이 재개됐다. 그러나 상당한 시간이 흐른 탓에 장씨의 이동 동선을 확인할 수 있는 공공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이 이미 삭제된 상태였다. 경찰은 장씨의 행적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앞으로 담당자가 실종 사건 해제를 요청하면 관리자가 해제 사유와 시스템 입력 내용이 실제 보고 내용과 일치하는지 확인한 뒤 최종 승인하도록 할 방침이다.
별도의 보고·검토 절차와 전산상 해제 절차가 분리돼 있던 기존 구조를 보완해 담당자가 잘못된 내용을 입력하거나 부적절하게 사건을 종결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경찰은 약 1개월 안에 시스템 개선 작업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계자는 "이번 제주 실종 사건을 계기로 개선 필요성이 더욱 부각돼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