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추납 신청 늘자 제도 취지·형평성 논란…수급 기준 정비 목소리

국민의 노후소득을 보장하고 경력단절 전업주부 등의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추후납부(추납) 제도를 일부 외국인이 활용해 단기간에 연금 수급권을 확보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인 A씨는 과거 H-2 비자(중국 및 구소련 지역의 외국국적동포가 국내 단순노무 등 지정된 업종에 취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문취업 비자)로 입국해 사업장에서 단 1개월 동안 국민연금에 가입한 뒤 60세에 도달했다.
당초 A씨는 납부한 보험료를 돌려받는 반환일시금 대상이었다. 그러나 연금으로 받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을 알고 119개월치 보험료를 추납해 총 가입 기간 120개월을 채웠고, 현재 매달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중국인 B씨도 건설 일용직으로 1개월간 국민연금에 가입한 뒤 출국하면서 반환일시금을 수령했다. 이후 다시 입국해 1개월 가입하고 임의계속가입 1개월, 기존에 받은 반환일시금 반납, 119개월 추납 등의 절차를 거쳐 총 121개월의 가입 기간을 확보했다. B씨 역시 현재 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추납은 실직이나 사업 중단, 결혼·출산 등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했던 기간에 대해 추후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최대 119개월까지 추납할 수 있으며 1999년 처음 도입됐다.
문제는 최근 외국인 가입자, 특히 한국계 중국인을 중심으로 추납 신청이 늘면서 짧은 기간 국민연금에 가입한 뒤 한꺼번에 보험료를 추납해 노령연금 수급에 필요한 최소 가입 기간인 120개월(10년)을 채우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의 추납 신청과 노령연금 수급자가 함께 증가하면서 제도의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 과도한 혜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해외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급자가 늘어날 경우 사후 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추납 제도가 애초 경력단절 전업주부나 영세 근로자 등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의 연금 수급권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점에서 단기간 가입한 외국인이 이를 활용해 연금 수급권을 확보하는 것이 제도 취지에 부합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법적 정합성 문제도 거론된다. 외국인이 무소득 배우자였던 적용제외 기간을 추납할 수 있도록 한 현행 방식이 외국인의 임의가입을 제한하고 있는 국민연금법 제126조와 법리적으로 상충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공단 일선 현장에서도 반납과 추납 제도를 활용해 최소 가입 기간인 120개월을 채우는 외국인이 늘어나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 신뢰와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인의 추납 요건과 연금 수급 기준을 보다 명확하게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