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약국 직원으로 일하던 여성 만짓 상하(56)는 지난해 7월 어느 일요일 출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따라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음날 아침 만짓은 의식을 잃었다. 손발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입술은 보라색으로 변했다. 숨쉬기조차 힘들어했다.
남편 캄 상하(60)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어떻게 하루 만에 갑자기 이럴 수가 있지’라는 의문뿐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만짓은 그저 토요일에 반려견과 놀아줬고 일요일에 출근했는데 월요일 밤에 혼수상태에 빠진 것이었다.
중환자실에 있는 동안 그는 여섯 차례나 심정지를 겪었다.
만짓의 진단명은 패혈증이었다. 패혈증은 상처 등을 통해 세균 및 기타 미생물에 감염돼 그로 인한 독소에 신체 장기 곳곳이 중독을 일으키고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반응하면서 나타나는 증상을 뜻한다. 오한을 동반한 고열, 저체온과 동반되는 관절통, 두통, 권태감, 극심한 떨림, 심한 호흡곤란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패혈증을 유발한 것으로 의심되는 균의 배양 검사를 시행하고 항생제나 항진균제로 치료한다.
만짓의 병세가 악화하자 의료진은 무릎 아래로 두 다리를 절단했고, 이어 양손마저 절단했다.
비장도 절제했으며 폐렴과도 싸워야 했다. 담석증까지 생기면서 추가 수술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진단이 나왔다.
의료진은 작은 상처나 긁힌 곳을 반려견이 핥는 과정에서 패혈증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의료진은 만짓이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지만 그는 결국 이겨냈고 8개월간의 입원 생활을 마치고 지난 18일 퇴원해 집으로 돌아왔다.
만짓은 “갑자기 쓰러진 뒤 첫 한달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없었다”고 밝혔다.
남편 캄은 “아내는 정말 강하다”면서 “매일 오늘은 아내가 떠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아내는 매일 우리가 틀렸다고 증명하듯 이겨냈다”고 BBC에 전했다.
두 사람은 로봇 손을 비롯해 최신 의수족을 마련하기 위해 인터넷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사연을 공개했다. 고펀드미를 통한 모금과 부부가 함께 일했던 건축자재 유통점 ‘스크루픽스’에서의 모금 활동을 통해 2만 2000파운드(약 4300만원) 이상을 모았다.
만짓은 “짧은 시간 안에 팔다리를 모두 잃는다는 것은 엄청난 사건”이라며 “패혈증은 매우 심각한 질병이며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족을 착용하고 걸어서 다시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면서 “의자에도, 침대에도 충분히 앉아 있었다. 이제는 걸을 시간”이라며 재활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