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1년 2개월 만에 사형이 집행됐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정권에서 처음 집행된 사형이다.
21일 연합뉴스 및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오사카의 파친코 가게에 불을 질러 5명을 살해한 혐의로 지난 2016년 사형이 확정된 다카미 스나오(58)의 사형이 집행됐다. 다카미는 지난 2009년 7월 5일 오사카 고노하나구의 파친코 가게에서 휘발유를 뿌린 뒤 방화해 손님과 아르바이트 점원 등 5명을 숨지게 하고 10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다카미는 사건 다음 날 야마구치현의 경찰서에 자수하면서 붙잡혔고, 이후 조사에서 "근무처가 도산하거나 원하는 직장에 취직하지 못해 자살을 생각했고, 어차피 죽을 거라면 누구라도 같이 죽이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일본의 사형 집행은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가 집권했던 작년 6월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2017년에 10∼20대 남녀 9명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체포됐던 시라이시 다카이로(당시 34세)에 대한 집행이었다. 그는 2021년 1월 사형 판결이 확정됐다. 당시 사형 집행은 2022년 7월 이후 약 3년 만에 이뤄진 것이었다. 이날 사형 집행에 대해 히라구치 히로시 법무상은 기자회견을 열고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 검토한 끝에 사형 집행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국제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사형제 폐지를 요구받아 왔다. 그러나 찬성 의견이 많은 자국 내 여론 등을 이유로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일본 내 사형 판결이 확정된 사형수는 100명이며 이 중 43명은 재심 청구 중이다. 히라구치 법무상은 사형 제도의 존폐와 관련해 "극히 악질적이고 흉악한 범죄와 관련해서는 국민 여론의 다수가 사형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흉악범죄가 여전히 끊이지 않는 상황을 고려하면 현저히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해 사형을 선고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형제도와 관련해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는 1948년 "형벌로서 사형은 헌법 36조가 금한 '잔혹한 형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합헌 판결을 내렸다. 교수형에 대해서도 최고재판소는 1955년에 당시 타국에서 집행됐던 참수나 총살 등과 비교해 "특별히 인도적으로 잔혹하다는 이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합헌 판단을 했다. 한국도 법적으로는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김영삼 정부 말기인 1997년 12월 30일 마지막 사형 집행이 이뤄진 후 더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