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복단지·공공기관 이전부터 조직개편까지 6대 현안 테이블에
성장바우처 사용처·재정 부담, 주민자치회 권한 이양 등 우려도
구자열 시장 “의회 의견 적극 반영⋯조직·사업 세부 설계 보완”

【원주】민선9기 출범 이후 원주시가 추진할 주요 사업을 놓고 시 집행부와 시의원들이 머리를 맞댔다. 간담회에서는 시가 사업계획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의원들이 정책의 부작용과 현실적인 문제를 잇따라 제기하면서 현안 토론장을 방불케 했다.
원주시와 원주시의원 전체 간담회가 21일 구자열 시장과 김정남 부시장 등 시 집행부, 문정환 시의장과 김지헌 부의장 등 시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시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와 공공기관 2차 이전, 원주형 성장바우처, 햇빛소득마을, 청년·신혼부부 천원주택, 민선9기 조직개편 등 6개 현안을 제시했다.
가장 많은 의견이 쏟아진 것은 민선9기 첫 조직개편이었다. 시는 첨단산업국과 시장 직속 시민주권담당관, AI혁신과, 혁신도시과 등을 신설해 첨단산업과 시민주권 정책에 힘을 싣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의원들은 조직을 늘리는 것에 앞서 실제 업무량과 인력 배치가 적정한지부터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부서는 업무 과중을 겪고 있는데 신설 국·과별 인원과 팀 배치가 제시되지 않아 조직개편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주문도 나왔다.
경제 분야에서는 기업지원일자리과의 기능을 강화하고 노사협력 기능을 별도로 둘 필요가 있다는 제안과 함께 첨단산업국에 지역개발과를 배치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환경국 역시 공원·녹지 관리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만큼 ‘기후환경녹지국’ 등으로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구 시장은 “조직개편은 외형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의원들의 제안을 가능한 범위에서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시민주권담당관이 맡게 될 ‘주민자치회 전환’은 쟁점이 됐다. 의원들은 “주민자치위원회의 역량 강화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주민숙원사업 예산 결정 등 권한부터 넘길 경우 지역 내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1년가량 준비기간을 두자는 의견을 냈다. 기존 주민자치위원들이 그대로 승계되는 것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시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25개 읍·면·동을 돌며 제도를 설명하고 다른 지역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 시장도 “현재 주민자치위원회 구조를 그대로 가져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역 대표와 직능별 전문가 등 다양한 주민이 참여하도록 구조를 새롭게 짜고 교육을 선행한 뒤 단계적으로 주민자치회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시행을 준비 중인 원주형 성장바우처를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시는 기존 꿈이룸 바우처를 18세까지 확대하고 지역화폐로 지급해 사용처를 넓히겠다는 구상이지만 의원들은 사용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하면 부모의 외식비 등 당초 취지와 다른 곳에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매년 26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장기적인 재정부담과 보편적 현금성 복지 논란, 실제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면밀히 따져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시는 기존 꿈이룸 바우처 예산을 감안하면 순수 추가 소요액은 50억원 안팎이라며 사용처를 비롯한 세부 설계를 다시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구 시장 역시 “아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식이 무엇인지 더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햇빛소득마을 사업에서는 사업 신청에 앞서 부지 사용 가능 여부와 매립장 안전성, 한전 계통연계 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청년·신혼부부 천원주택 역시 재원 마련과 사업 방식의 지속 가능성을 놓고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구 시장은 “첨복단지와 공공기관 2차 이전 등 원주의 미래가 걸린 현안에 공직자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며 “조직개편을 비롯한 주요 정책에도 의원들의 좋은 의견을 반영해 집행부와 의회가 함께 원주의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특히 조직개편이 단순한 명칭 변경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맞춰 집행부와 공직자들의 자세가 변하는 것이 우선이지 이름 하나를 바꾼다고 변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닌 사안”이라며 “이번에 다 나누지 못한 현안도 상임위별로 지속적으로 토론해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