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 소속사로부터 신변보호 요청을 받고 안전조치 속보=
고(故) 육영수 여사의 피격 사망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 논란으로 출연 배우와 제작사에 대한 항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주연 배우 유해진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에 나섰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6일 유해진 소속사로부터 신변보호 요청을 받고 안전조치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일부터 유해진의 자택으로 알려진 성북구 단독주택 앞에서 규탄 집회가 열리고 온라인에 협박성 발언이 올라오는 등 신변 위협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오후 소속사에서 신청한다고 연락이 돼서 안전조치했다”며 “범죄 피해를 당한 것뿐만 아니고 우려가 있을 때도 안전조치를 한다”고 설명했다.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간담회에서 “영화 ‘암살자(들)’ 배우에 대한 위해나 협박과 같은 부분은 당연히 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단체들은 서울 종로구에서 집회를 열고 유해진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을 비판했다.
신자유연대와 벨라도는 유해진이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버거킹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어 “암살자들 불매”, “유해진과 버거킹은 공범이다”, “버거킹 불매” 등 구호를 외쳤다. 그러면서 버거킹에 유해진과의 광고 모델 계약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신자유연대는 또 “평화로운 규탄 집회를 진행했고 유해진은 자택에 있지도 않아 배우에 대한 협박을 한 바가 없었는데, 최 장관은 신자유연대가 유해진 배우에 대한 협박을 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해 단체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이날 오전 최 장관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방중수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보수 성향 단체 회원들은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영화 상영 중단과 제작진·배우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그다음 날인 5일 최 장관은 ‘암살자(들)’에 출연한 배우들에 대한 일부 보수단체의 도 넘은 침해행위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경찰청 등에 요청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밝혔다.
신자유연대는 또 서울경찰청장이 배우를 겨냥한 협박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서울청장이 배우들에 대한 신변보호 팀을 결성하는 순간 직권남용 혐의로 서울청장을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벨라도는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이 이번 사안에 어떠한 경위와 법적 근거로 관여했는지 확인할 것”이라며 “위법성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자료가 확인된다면 수사기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고발을 포함한 적법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보수단체 호국연합방패단도 이날 오후 5시께 ‘암살자(들)’ 제작사인 하이브미디어코프 건물 앞에서 이 영화 제작자와 배우를 규탄하는 집회를 연다.
‘암살자(들)’은 육 여사가 재일교포 문세광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는 정부 공식 발표와 다른 결론을 암시해 논란이 일었다. 제작진은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보수 일각 제기하는 영화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과도한 정치 공세와 창작의 자유를 왜곡하는 시대착오적 정치 검열을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영화 제작진과 관계자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 출석 요구, 법적 조치 운운, 국책은행 투자 과정에 대한 근거 없는 외압설 제기 등은 명백한 문화예술 탄압이자 정치적 검열 시도”라며 이같이 밝혔다.의원들은 성명에서 “예술적 상상력과 음모론은 구분돼야 한다”며 “영화가 공식 발표와 다른 결론을 암시하거나 의문점을 던졌다고 해서 이를 곧바로 패륜이나 역사 왜곡으로 모는 것은 예술에 대한 지나친 검열이자 억측”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문화예술 작품을 평가·해석하는 것은 온전히 관객과 국민의 몫”이라며 “영화에 대한 즉각적인 상영 중단 요구도 과거 독재 시절의 문화 검열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이들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질문은 자유로운 공론장에서 논의될 일이지, 정당이 앞장서서 특정 작품을 매도하고 처벌을 운운할 일이 아니다”라며 “정치적 이익을 위한 프레임 씌우기를 중단하라”고 했다.또한 “특정 영화 관람이나 평가를 통제하려는 것은 국민을 계도 대상으로 보는 오만함의 발로”라면서 “민주당은 어떤 정치권력도 표현의 자유와 문화예술의 창작 자율성을 침해할 수 없다는 원칙을 단호히 지켜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