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학령인구 변화율 반영해 교부금 산정
교육청 "경직성 예산이 90.4%…교육 재원 부족"

정부가 교육 예산 확보를 위해 내국세의 일부를 특정 비율로 떼 지역 교육청에 배분해 왔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제도가 전면 폐지된다. 대신 영유아·고등·평생교육 투자를 강화해 교육 시스템의 균형 있는 향상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내국세 연동 방식 전면 폐지
정부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교부금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1972년 도입 이후 사실상 변화가 없었던 내국세 연동 방식을 폐지하는 게 이번 개편안의 핵심이다. 현재 교부금은 정부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떼어낸 교부금 총액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배분하는 구조다.
세수가 늘면 교부금이 자동으로 증가해 지방교육재정의 안전판 역할을 해왔지만, 학령인구 급감 등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앞으로는 3년 연평균 경제성장률과 3년 연평균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를 반영해 교부금을 산정한다. 이에 따라 반도체 호황으로 급증한 세수가 일률적으로 교육교부금에 반영되지 않게 된다.
정부는 교육교부금 개편으로 마련된 재원은 미래대응기금 내에 설치할 교육·인재 계정의 수입으로 삼아 주로 영유아 및 고등·평생교육에 사용한다. 만약 교육교부금 액수가 전년보다 감소하면 그 차액을 보전해 총액이 줄어들지 않도록 보장하는 방안을 교부금법에 명시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학령인구 감소나 경제와 세수 여건 변화 등 달라진 교육환경을 반영하면서도 초·중등교육에 안정적인 재정투자를 지속하고, 영유아 교육, 고등교육, 평생교육 등으로 투자를 확대하여 생애 전 단계에 걸친 교육 발전을 이루어 내겠다"고 말했다.
◆교육계 교부금 개편안에 반발
대구시교육청은 정부의 내국세 연동제 폐지로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정책 추진에 막대한 영향을 받게 됐다고 반발한다.
전국 시도교육청이 자체 수입보다는 각종 교육교부금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내국세 연동 비율이 낮아지면 다양한 교육 수요를 뒷받침할 재원 마련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시교육청은 연간 예산의 90.4%가 인건비(57.8%), 학교 시설 개선(8.1%),교육 복지(7.3%), 학교 운영비 지원(7%), 보건급식 (6.2%), 평생교육과 기타 사업(4%) 등 경직성 경비여서 예산이 줄어들면 교수학습 활동비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개편안이 확정되면 내년도 교부금은 올해 대비 약 3.3% 증가하는 것으로, 이는 교육재정의 60%를 차지하는 교직원 인건비의 최근 3년간 평균 증가율 5.1%에도 못 미친다는 설명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고정 경비는 호봉 인상과 처우개선, 물가 상승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교부금이 개편되어 동결되거나 인상 폭이 미미할 경우 과세·징수권이 없는 교육청이 자체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말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 폐지와 내년 말 고교무상교육 지원 일몰이 예정돼 있어 교육청의 재정 부담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은희 교육감은 "교육재정은 단순히 학생 수에 따라 늘고 줄일 수 있는 재원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을 제공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AI·디지털 전환, 늘봄·방과후, 특수·다문화교육 등 새로운 교육수요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재정 기반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일련 계획을 담은 패키지 법안을 마련한 뒤 입법 예고와 국무회의를 거쳐 내달 3일 내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