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으로부터 금전 지원을 일절 받지 않았습니다.
수락산시래기화덕생선구이
이 집 가게 이름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얼마 없을 것 같다. 상호명이 긴 반면 큰 특색이 없기 때문이다. 인근 단골들은 보통 '수락산 생선구이집'이라고 부른다. 유명한 맛집이어서 언제 가든 줄서서 기다려야 한다. 봄이나 여름 점심 때 무려 1시간 이상 기다리는 것이 보통이라 가게 바깥엔 대기석까지 마련되어 있고, 기다리는 손님을 노리는 방문판매 상인들도 자주 들락거린다. 이 집이 이처럼 유명세를 떨치는 이유는 생선구이에 있다. 고등어, 꽁치, 삼치, 갈치 등의 기본 생선 말고도 여수·목포·삼천포 등지에서 잡은 민어, 병어, 농어, 박대, 참돔 같은, 시중에서 쉽게 구경하기 힘든 생선들도 구워 낸다. 생선들이 구워지는 곳은 특이하게 피자를 굽는 화덕이다.
생선구이로만 유명한 건 아니다. 함께 나오는 솥밥을 비롯해 시래기, 곤드레 등을 활용한 요리들도 맛있기로 소문났다. 이 외에도 카무트, 파로, 루피니빈 같은 듣도보도 못한 곡물로 지은 밥을 추가로 주문할 수 있다. 이른바 손님 건강 챙겨 주는 식당인 셈이다.
건강뿐 아니라 호기심도 충족시켜 준다. 이 집에서 취급하는 막걸리는 무려 20종이나 되는데, 전국 팔도 출신의 막걸리들이 냉장고에서 대기하고 있다. 서울에서 흔히 마실 수 있는 막걸리 말고 독특한 술을 생선구이와 곁들여 먹고 싶다면 이 집에 가면 된다. 참고로 이 집에서 취급하는 특수 생선은 늘 구비된 게 아니다. 날마다 들여오는 생선이 다르니 가기 전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먹고 싶은 특수 생선이 없다는 건 신선한 물고기만 취급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수락산시래기화덕생선구이 (02-938-9968) 서울 노원구 동일로242길 123
시래기 국밥 8,000원. 시래기 가마솥밥 1만1,000원. 고등어구이 가마솥밥 1만3,000원. 병어구이 가마솥밥 1만7,000원. 다금바리 가마솥밥 1만7,000원.
쫄깃한 감자수제비, 매콤달콤 떡볶이 국물 같은 얼큰함이 매력
응순 가재골 수제비
수락산의 험준한 바위 능선에서 찬바람 세게 맞고 지쳤다면 하산 후 이 집으로 가서 매콤하고 얼큰한 수제비 국물을 마시면 된다. 노원골약수터에서 수락산 만남의 광장 쪽으로 하산하면 나온다. 이 집은 같은 곳에서 영업한 지 30년 된 노포다. 소박한 외관이지만 점심 때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늘 손님이 꽉 차 있기로 유명하다.
메뉴판엔 등산 후 지친 산객들을 유혹하는 메뉴로 가득하다. 들깨수제비를 비롯해 감자수제비, 칼제비, 수제비, 오징어 파전, 홍어회 무침 등이 눈에 띈다. 이 중 독특한 건 감자수제비다. 밀가루 수제비와 달리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국물맛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중간매운맛 혹은 얼큰한 맛을 시키는 것이 좋다. 각종 해물을 넣고 끓인 국물 안에 새우와 미더덕 등이 들어 있다. 얼큰한 맛의 국물은 떡볶이의 그것과 닮았다. 매콤하면서도 달달하다. 자칫하면 떡볶이맛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는데, 그 선을 아슬아슬하게 지키면서 수제비만의 품위를 지킨다. 이 맛은 얼핏 속초에서 유명한 장칼국수를 떠올리게도 한다.
오징어 파전도 맛있다. 밀가루를 쓰지 않고 구워 잘 부서지긴 하지만 숟가락으로 파전을 찢어 바로 떠서 먹으면 문제 없다. 구워진 파가 바삭한 식감을 내는 한편 잘게 다져진 오징어가 쫄깃하게 어우러진다.
이 집에서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식당에서 코를 풀면 안 된다. 산객들의 얼얼해진 코가 녹으면서 휴지로 코를 푸는 경우가 많은지 식당 곳곳에 '코 제발 풀지 마세요'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응순 가재골 수제비 (02-939-6778) 서울 노원구 동일로242길 100
감자수제비 1만 원. 칼제비 1만 원. 오징어 파전 1만3,000원. 매콤 오징어 부추전 1만3,000원.
월간산 2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