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 풀린 그레이하운드, 자전거 타던 50대에 돌진
법원 “반려견 소유자의 법적 안전조치 의무 저버려” 목줄 없이 산책하던 반려견이 행인을 덮쳐 사망에 이르게 했음에도 별다른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한 견주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단독(김준영 판사)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견주 A씨에게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사건은 지난 2024년 5월 24일 오전 경기 의정부시 중랑천변 산책로에서 발생했으며, A씨는 그레이하운드 품종의 2년생 반려견과 산책 중이었다. 그레이하운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개로 알려진 대형 견종으로, 순식간에 시속 70km에 가까운 속도를 낼 수 있다.
당시 A씨는 반려견의 목줄을 풀어 놓은 상태였다. 자유롭게 뛰놀던 반려견은 마침 전기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50대 남성 B씨를 향해 돌진해 충돌했다.
이 충격으로 자전거에서 넘어진 B씨는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 B씨는 곧바로 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나, 일주일 만에 뇌간 압박 등 합병증으로 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피해자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상황에서도 별다른 응급조치를 하지 않고, "도망가는 반려견을 잡아야 한다"는 명목으로 현장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등록 대상 동물의 소유자는 외출 시 목줄 착용 등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도록 안전조치를 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며 "피고인이 이를 소홀히 한 결과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고 직후 피해자에 대한 응급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고 현장을 벗어난 점, 유족과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유족이 엄벌을 강력히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