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대기업·美 빅테크, AI 인프라에 수천억 달러 투자
인도 정부, 반도체 동맹 강화 속 ‘AI 공공재’ 전략 강조

인도가 '전략적 자율성'을 내세워 인공지능(AI) 외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파격적인 투자 유치로 이어지며 인도를 새로운 테크 거점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최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AI 임팩트 서밋'을 계기로 인도 내 AI 인프라 투자 계획이 잇따라 발표됐다. 세계 정상들과 주요 기술기업 경영진이 대거 참석한 이번 행사에서 수천억 달러 규모의 자금 투입이 약속되며 인도가 새로운 AI 투자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 현지기업인 릴라이언스는 데이터센터와 인프라구축에 1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아다니 그룹도 향후 10년간 1000억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공개했다.
미국 기업들의 투자 발표도 이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까지 글로벌사우스(신흥국 및 개발도상국) 국가들을 대상으로 AI 분야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오픈AI와 AMD는 인도의 타타그룹과 손잡고 현지 AI 역량 강화에 착수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스톤도 인도 AI 인프라기업 네이사의 6억달러 규모 지분투자에 참여했으며 엔비디아는 현지 벤처캐피털과의 협력을 확대해 인도 시장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이번 서밋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등 AI 업계를 이끄는 글로벌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인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직접 점검했다.
인도 정부는 현재 기술 강대국 도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18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프로젝트를 승인한 데 이어 실리콘 기반 AI·반도체 공급망 협력 구상인 '팍스 실리카' 협정에 서명하며 미국과의 기술 동맹을 공고히 했다.
그러면서도 인도는 AI를 '공공재'로 규정하며 개발도상국의 접근성을 강조하는 등 미국이나 중국과는 차별화된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병행하고 있다.
다만 인도의 AI 도약을 둘러싼 평가는 엇갈린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은 "인도의 풍부한 엔지니어링 인재가 향후 혁신적인 AI 모델 개발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중국 기업의 돌파 사례와 같은 '딥시크 모멘트'가 인도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낙관했다.
반면 우디트 시칸드 가베칼 수석 애널리스트는 "인도가 뒤늦은 AI 추진을 만회하기 위해 화려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사업 환경의 고질적인 구조적 제약을 충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