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공 작업 후 연락 두절…부산서 피해자 9명 고소
블로그에 올린 해수부·음식점 시공 경력 모두 '허위'

부산에서 시스템에어컨 설치를 저렴하게 설치해주겠다고 속여 대금을 가로챈 뒤 잠적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해당 업체는 정부 기관 시공 경력을 허위로 내세워 소비자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 금정경찰서는 시스템에어컨 설치업체가 계약금과 중도금을 받은 뒤 잠적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되어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업체는 지난해 12월 피해자와 시스템에어컨 설치계약을 맺고 계약금과 중도금 명목으로 약 430여만 원을 받아 챙겼다.
업체는 피해자 집에 방문해 천장 타공과 배관 공사 등 일부 기초 작업을 진행하며 피해자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이후 설치를 계속 미루며 연락을 회피하다 결국 잠적했다.
현재 피해자 집 천장에는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채 큰 구멍만 남아 있다.
피해자가 이 업체를 믿은 결정적인 이유는 화려한 시공 실적 때문이었다. 업체는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치킨집 등 일반 음식점과 해양수산부 구내식당까지 시공한 것처럼 홍보글을 올렸다.
하지만 확인 결과 거짓이었다. 실제 해양수산부 구내식당에는 스탠드형 에어컨이 설치돼 있었고 홍보글에 등장한 일부 음식점 역시 해당 업체와 거래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9명이다. 이들은 수영경찰서와 연제경찰서, 기장경찰서, 동부경찰서 등 관할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한 피해자는 "블로그에 시공 경험이 많은 것처럼 적혀 있어 신뢰하고 계약을 진행했는데 모두 가짜였다"며 "천장에 구멍만 뚫어놓은 부실 시공 때문에 추가 피해까지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업체 측과 피해자 사이 거래 내역과 블로그 게시물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