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엑스박스(Xbox)를 포함한 게이밍 사업 부문의 수장을 교체하며 인공지능(AI) 중심의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22일(현지시간) 더버지 등 복수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38년간 근무하며 엑스박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필 스펜서(Phil Spencer)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 최고경영자(CEO)가 은퇴를 발표했다. 후임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 AI 사업 부문인 '코어 AI(Core AI)'에서 제품 사장을 역임한 아샤 샤르마(Asha Sharma)가 낙점됐다.
이번 인사는 게임 산업과 AI 기술의 결합이 가속화되는 시장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샤 샤르마 신임 CEO는 부임 직후 "엑스박스의 귀환(Return of Xbox)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며 "단순히 영혼 없는 AI 콘텐츠로 생태계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게임 경험을 본질적으로 혁신하는 데 AI를 활용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업계에서는 필 스펜서의 최측근이자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됐던 사라 본드(Sarah Bond) 엑스박스 사장도 회사를 떠나기로 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 부문의 리더십이 AI 전문가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다는 평가다. 매트 부티(Matt Booty)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 총괄은 최고콘텐츠책임자(CCO)로 승진해 샤르마 CEO를 보좌하게 된다.
이번 경영진 교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 제작 공정부터 유저 경험에 이르기까지 AI 기술을 전방위적으로 이식하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샤르마 CEO는 그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AI 모델의 상용화와 제품화를 주도해온 인물로, 향후 ▲AI 기반 게임 개발 도구 ▲지능형 비플레이어 캐릭터(NPC) ▲개인화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엑스박스 하드웨어의 부진과 콘텐츠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AI 전문가'를 투입한 것이 위험한 도박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샤르마의 AI 전문성과 제품 리더십이 엑스박스의 다음 세대를 정의할 것"이라며 신임 CEO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샤르마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전 세계 수억 명의 게이머들에게 더 몰입감 있고 지능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며 "AI는 창작자들의 도구이지 대체재가 아니며, 이를 통해 엑스박스의 가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38년 '엑스박스의 상징'을 교체하며 AI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게임 산업의 패러다임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지능화로 옮기겠다는 의미다. 사라 본드 사장의 이탈까지 감수하며 단행한 이번 인사는 기존의 게임 문법으로는 소니(Sony)와 닌텐도(Nintendo)를 넘어서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