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부터 제동까지 매끄럽게…정숙성·안락한 승차감 돋보여쏟아지는 신차 정보 속에서 진짜 실력을 가려내기 위해 직접 운전석에 앉았습니다. 시승기 연재물 <시승로그>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생생한 주행 경험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오랜 시간 기업 경영진과 리더들이 선택하는 대표적인 플래그십 세단으로 자리해왔다. 국내에서는 1987년 첫선을 보인 뒤 누적 판매량 10만대를 넘기며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직접 타본 신형 S클래스에서도 그 이유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화려한 성능을 과시하기보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정숙성·안락함으로 이동의 품격을 높이는 데 집중한 차였다.
지난 19일 강원도 영월 일대에서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 450 4MATIC 롱 AMG 라인’을 시승했다. 구불구불한 산길부터 비교적 속도를 낼 수 있는 도로까지 직접 달리며 신형 S클래스의 주행 성능을 경험해봤다.
이번 신차는 2021년 국내 출시된 7세대 S클래스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5년 만에 선보이는 만큼 차량 구성 요소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약 2700개 요소가 새롭게 개발됐다. 디자인부터 디지털 경험·편의 사양·주행 성능까지 폭넓게 손봤다.
외관은 S클래스 특유의 중후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전면부에는 S클래스 최초로 일루미네이티드 라디에이터 그릴이 들어갔다. 그릴 크기도 기존보다 커졌고 헤드램프에는 트윈 스타 디자인을 적용한 디지털 라이트가 자리한다.
특히 전면부는 그야말로 ‘삼각별의 향연’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벤츠의 상징인 삼각별 패턴이 촘촘하게 자리하고 헤드램프에도 같은 디자인을 반복했다. 보닛 위 삼각별 엠블럼까지 더해지면서 어느 각도에서 바라봐도 벤츠라는 존재감을 숨기지 않는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AMG 라인이지만 기본 모델과 큰 차별점은 없다. 전용 프론트 범퍼·리어 에이프런·사이드 스커트 등을 통해 S클래스의 중후한 모습에 약간의 스포츠 감성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차체는 길이 5305㎜·너비 1920㎜·높이 1505㎜이며 휠베이스는 3216㎜에 달한다. 5.3m가 넘는 긴 차체와 낮게 뻗은 실루엣은 대형 세단의 정석같은 느낌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플래그십 세단다운 고급스러움이 한층 선명하게 느껴진다. 대형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끌지만 우드 소재를 곳곳에 적절하게 섞어 디지털 일변도로 흐르지 않도록 했다. 전통적인 고급 세단의 분위기와 최신 디지털 요소를 자연스럽게 섞은 모습이다. 시트 착좌감 역시 럭셔리 세단인 만큼 단단하지 않고 소파에 앉은 것처럼 푹신했다.
하나의 유리 표면 아래 디스플레이를 연결한 엠비유엑스(MBUX) 슈퍼스크린도 자리한다. 새로운 차량 운영체제 엠비오에스(MB.OS)를 기반으로 작동된다. 티맵 오토·라이브TV+·지니뮤직·밀리의서재 오디오북 등 국내 고객에게 익숙한 서비스도 지원한다.
리더들에게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은 단순한 이동에 그치지 않는다. 다음 일정을 준비하는 업무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잠시 숨을 고르는 휴식 시간이 될 수도 있다. S클래스는 영화와 음악·오디오북까지 차 안으로 끌어들여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도록 했다.
본격적으로 도로에 들어서면 S클래스가 추구하는 방향은 보다 분명해진다. 가장 먼저 체감되는 것은 부드러움과 정숙성이었다. 가속페달을 밟아 속도를 높여도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은 크지 않았다. 큰 차체를 이끌면서도 움직임이 급하거나 거칠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다.
파워트레인은 2999㏄ 6기통 가솔린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조합했다. 최고출력 381마력·최대토크 57.1kgf·m를 발휘하며 모터 최고출력은 17㎾다. 9단 자동변속기(9G-TRONIC)가 맞물린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9초다. 최고속도는 시속 250㎞. 숫자만 보면 제법 빠른 차다. 하지만 실제 운전석에서 먼저 체감되는 것은 폭발적인 가속보다 여유로움이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힘을 요란하게 과시하기보다 큰 차체를 매끄럽게 밀어냈다.
브레이크에서도 같은 성격이 느껴졌다. 페달을 밟는 즉시 차체를 강하게 잡아 세우는 반응과는 거리가 있었다. 대신 페달을 밟는 만큼 제동력이 자연스럽게 붙으면서 큰 차체를 부드럽게 세웠다. 처음에는 반응이 다소 느긋하게 느껴졌지만 금세 익숙해졌다. 급하게 멈춰 세우기보다 매끄럽게 속도를 줄여주는 감각이었다.
승차감 역시 편안함에 방점이 찍혔다. 에어매틱 에어 서스펜션이 도로의 굴곡과 작은 요철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냈다. 노면 충격이 운전석까지 날카롭게 전달되기보다 한 차례 둥글게 다듬어지는 느낌이었다. S클래스가 왜 뒷좌석 탑승자의 안락함을 중요하게 여기는 차인지 운전석에서도 체감할 수 있었다.
조향감도 부담스럽지 않다. 운전대가 지나치게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았다. 방향을 바꿀 때 날카롭게 움직이기보다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쪽에 가까웠다. 긴 차체를 몰고 있다는 부담을 덜어주는 요소다. S 450 4MATIC 롱 AMG 라인에는 최대 4.5도의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기본 적용된다. 저속에서는 뒷바퀴가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긴 차체의 회전반경을 줄이는 방식이다.
구불구불한 길을 지날 때는 중앙 디스플레이도 운전을 도왔다. 코너에 진입하자 화면에 차량 주변 상황이 표시됐다. 큰 차체가 도로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좁은 길을 지날 때 부담을 덜어줬다.
S클래스의 진가는 2열에서도 드러난다. 3216㎜에 달하는 휠베이스 덕분에 무릎 공간은 넉넉하다. 뒷좌석에는 전동 시트·열선·통풍 기능도 제공된다. 긴 차체를 활용한 넉넉한 공간에 다양한 편의 기능을 더해 쇼퍼드리븐 세단으로서의 성격을 분명히 했다.
뒷좌석에 배치된 두 개의 터치 디스플레이에도 센터 디스플레이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다. 이동 중 콘텐츠 감상부터 화상회의까지 지원한다. 단순한 이동 공간을 넘어 휴식과 업무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도를 넓혔다.
직접 운전해 본 S클래스는 운전자에게 재미를 강요하는 차는 아니었다. 이날 탄 차량에는 AMG 라인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고성능 AMG와는 성격이 다른 차다.
스포츠 감성을 일부 더했다고 하나 실제 주행에서 그 차이를 크게 체감하기도 어려운 편이다. 아주 예민하게 차의 움직임을 살피는 운전자라면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겠지만 S클래스의 본질은 처음부터 끝까지 안락함에 가까웠다.
S 450 4MATIC 롱 AMG 라인의 국내 판매 가격은 1억9540만원이다. 2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이지만 S클래스가 오랫동안 기업 경영진과 리더들의 선택지로 자리해 온 이유는 이번 신차에서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