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지분 인수' 美 시너지셀즈 공장에 투입할 듯…ESS 전환·증설 투자 [배터리레이다]

[디지털데일리 고성현기자] 삼성SDI가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일부를 매각해 4조45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한다. 최근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지분을 인수한 미국 인디애나주 '시너지셀즈'를 비롯해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능력 확대에 필요한 재원으로 활용하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21일 삼성SDI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보유 중인 삼성디스플레이 주식 1308만8235주를 삼성디스플레이에 양도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양도 금액은 4조4499억9900만원이다. 이는 삼성SDI의 2025년 말 연결 기준 총자산의 10.53%, 자기자본의 18.88%에 해당한다. 매각 대상은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디스플레이 주식의 약 33%다.
이번 거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자기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당 매입가격은 34만원이다. 거래가 예정대로 마무리되면 삼성SDI의 삼성디스플레이 보유 주식은 2676만8419주로 줄고, 지분율은 기존 15.22%에서 10.22%로 5%포인트 낮아진다. 거래대금은 현금으로 지급되며 양도 예정일은 오는 27일이다.
삼성SDI는 지난 2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 계획을 처음 공식화했다. 투자재원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다. 이후 사외이사로 구성된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거래 조건을 검토하고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해왔다.
삼성SDI가 삼성디스플레이 지분을 현금화한 것은 대규모 배터리 투자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전기차 시장 침체로 본업의 현금 창출력이 약해졌으나, 북미를 중심으로 성장 중인 ESS용 배터리 생산라인 투자 수요는 오히려 확대되는 추세다. 삼성SDI는 지난해에도 약 1조6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재원을 확보한 바 있다.
실제로 삼성SDI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 확대로 수요가 늘고 있는 북미 ESS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최근 확보한 수주 물량을 고려하면 2029년까지 기존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이 채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 생산능력 확보도 검토하고 있다.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GM과 합작해 설립한 '시너지셀즈'다. 삼성SDI는 지난 11일 GM이 보유한 현지 합작법인 '시너지셀즈' 지분 49.99%를 전량 인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GM과의 전기차 배터리 협력은 유지하면서 일부 생산능력을 ESS용으로 활용해 높아진 북미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이 GM 보유 지분 인수와 뉴칼라일 공장의 ESS 생산체제 구축 등에 필요한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중심으로 계획했던 북미 생산거점을 시장 수요에 맞춰 ESS까지 병행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하려면 추가 설비 투자가 불가피해서다.
스텔란티스와의 북미 합작법인(JV)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도 향후 투자 확대 가능성이 있는 거점이다. 현재 SPE에서는 삼원계 기반 ESS용 배터리 생산라인이 가동되고 있으며 리튬인산철(LFP) 기반 ESS용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도 추진되고 있다. 북미 ESS 수주가 현재 생산능력을 넘어설 경우의 증설과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해소 등 잠재적 가능성을 고려할 떄 추가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이밖에 유럽 헝가리 괴드 공장과 말레이시아 원통형 배터리 생산거점 등에도 증설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유럽 내 전기차 수요 회복이 중장기적 반등 추세에 이를 경우 기존 해외 생산거점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도 자금이 필요할 전망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북미 ESS 수요 확대 흐름에 맞춰 삼성SDI의 증설 속도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유럽 내 전기차 시장 회복과 함께 ESS 라인 전환, 유럽 증설 등도 이뤄질지 지켜볼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