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사옥 인근서 대규모 집회…"DX 미래·경영 책임 답해야"
근무시간 집회에 쟁의행위 논란…행진 겹치며 주변 교통 혼잡


[디지털데일리 고성현기자]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중심의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서울 서초사옥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보상체계 개편과 임금교섭 재논의를 촉구했다. 지난 5월 임금협상이 마무리됐지만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의 보상 격차 등을 둘러싼 DX 구성원들의 불만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동행노조는 21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동행노조 측이 추산한 집회 참가 인원은 3천여명이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직원은 권고사직, 임원은 호의호식', '박학규 사퇴하라, 정현호 사퇴하라'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경영진의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했다. 삼성전자 DX 부문과 주요 제품을 영정사진 형태로 제작해 서초사옥 인근을 행진하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이번 집회는 지난 5월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을 마무리한 이후 DX 부문을 중심으로 보상 격차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는 가운데 열렸다. 동행노조는 DS 부문과 비교해 DX 구성원의 보상체계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동행노조는 DX 부문의 과거 실적과 전사 기여도를 보상에 반영해야 한다며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수준을 교섭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전사 공통재원 마련과 기본급 인상률의 전사 동일 적용, DX 요구안의 정식 교섭 안건화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최근 추진 중인 인공지능 전환(AX)과 비용 절감 기조에 대해서도 인력 효율화에 과도하게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단순한 보상 규모보다 사업부 간 보상 원칙과 DX 구성원의 미래에 대한 회사의 설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동행노조 측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오늘 우리가 서초까지 온 이유는 단순히 돈을 더 달라고 요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삼성전자 DX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 누가 이런 의사결정을 했고 그 결과에 누가 책임질 것인지 묻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1,000주라는 숫자가 아니라 DX의 과거 기여가 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지, 경영 판단의 실패에 대한 대가가 왜 비용 절감과 인력 감축이라는 이름으로 직원들에게 돌아오는지 답하라는 것"이라며 "5만 DX 구성원에게 어떤 미래를 제시할지 회사가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대응과 관련해서는 "회사가 계속 외면한다면 더 크게 행동하겠다"며 "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정당한 방법으로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임금협상이 이미 타결된 이후 집회가 진행됐다는 점과 별도의 쟁의권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근무시간과 겹쳐 열렸다는 점을 두고 절차적 적법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노사 간 합의 효력이 유지되는 기간에 집단행동이 이뤄진 만큼 평화의무 위반 여부를 비롯해 쟁의행위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집회 과정에서 교통 혼잡도 빚어졌다. 이날 오후 동행노조가 강남역에서 서초사옥 방향으로 행진하면서 일부 차로가 통제됐고, 주변 도로와 대중교통 운행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주말을 앞둔 퇴근 시간대 강남 일대에서 대규모 행진이 진행되면서 시민 불편도 이어졌다.
동행노조는 조합원들이 연차나 회사의 휴무제도인 '디데이' 등을 활용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만큼 쟁의행위나 업무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조의 요구 자체와 별개로 이미 임금협상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근무시간대 대규모 집회와 행진이 이어진 만큼 절차와 방식에 대한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향후 교섭 과정에서도 구성원과 시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