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125조2000억원 투입
미래 성장 동력 화보에 초집중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125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를 기반으로 한 로보틱스 분야에 투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더불어 국내 로보틱스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제조·물류·판매 등 밸류체인 전반에서 확보할 수 있는 현장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AI 학습에 활용하고, 학습 결과를 다시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하는 구조를 구축 중이다. 이를 통해 국내 로봇 산업을 글로벌 허브로 이끈다는 방침이다.
국내 한국 로봇 산업의 경쟁력은 ‘DESIGN’과 같은 6대 요인으로 정리된다. ▲수요(Demand) ▲운영경험(Experience) ▲공급망(Supply Chain) ▲인프라(Infrastructure) ▲정책(Government) ▲산업 네트워크(Network)가 유기적으로 결합하며 글로벌 로봇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먼저 수요 측면에서 저출산·고령화가 자동화 압력을 키우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30년부터 경제활동인구와 취업자 수가 감소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장기 경제성장률 전망치 2.0% 달성을 위해 2034년까지 취업자 122만2000명이 추가로 노동시장에 유입돼야 한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인구 감소가 제조·물류·의료·요양·서비스 전반의 구조적 인력 공백으로 이어지면서, 로봇은 비용 절감 수단을 넘어 산업·서비스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운영 경험도 강점으로 꼽힌다. 국제로봇협회(IFR)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국 제조업 로봇 밀도는 근로자 1만명당 1012대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싱가포르(730대), 독일(415대)와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단순 도입을 넘어 공정 설계, 운영, 유지보수, 안전 관리까지 현장 역량이 축적돼 있다는 의미다. 제조 현장에서 쌓인 안전 기준 및 사람과 로봇 사이 협업 노하우가 물류·서비스 등 다른 영역으로의 확산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급망 측면에서는 로봇이 모터·감속기·액추에이터·센서·배터리 등 다양한 부품이 결합된 복합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핵심 부품뿐 아니라 설계·시험·개발·양산을 떠받치는 후방 생태계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스타트업부터 중견·대기업까지 연결된 구조를 통해 아이디어를 빠르게 검증하고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동계에서는 정밀 모터·감속기·액추에이터 기술 기업들이 산업용·서비스 로봇 전반의 공급망을 형성하고, 센서 분야에서는 자동차·반도체 산업에서 축적된 비전·거리·힘 센서 기술이 로봇으로 이전되는 흐름이다. 제어기와 전력 관리 분야 역시 산업 자동화·전장 경험을 보유한 기업들이 참여해 안정성과 신뢰성을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인프라 부문에서는 한국의 ICT 기반이 연결형 로봇 운영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봇은 관제, 원격 진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데이터 수집 및 학습, 보안 등 운영 전 과정이 핵심 요소로 작동한다. 보유 대수가 늘수록 이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초고속 통신망과 클라우드 데이터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진다. 한국의 네트워크 기반 운영 환경은 로봇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장애를 조기에 감지하며 소프트웨어를 신속히 배포할 조건을 제공한다.
정책 지원도 뒷받침 된다. 정부는 로봇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연구개발을 넘어 실증 기회 제공, 현장 적용 확대, 인력 양성, 생태계 조성까지 포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책적 토대는 지난 2024년 1월 확정된 ‘제4차 지능형로봇 기본계획(2024~2028)’에 담겼다. 현 정부 출범 이후에도 로봇을 AI 기술 확산의 대표적 응용 분야로 포함하고 있다.
산업 네트워크 측면에서는 대기업 현장이 로봇 실증 무대로 작동한다는 점이 강조된다. 대규모 제조 현장과 물류 거점, 서비스 공간이 로봇의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장이 되고, 기술이 현장에 안착해 확산되는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네이버, 포스코, CJ대한통운 등도 각 산업 현장을 실증 무대로 활용하며 로봇 스타트업·부품사·SI 기업이 현장 중심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할 여지를 넓히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한국이 현장 중심의 실증 및 운영 역량을 기반으로 로봇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로봇 산업을 국가 산업의 전략의 축으로 설정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