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박재우 기자]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부가 범용 D램 판매 확대에 힘입어 글로벌 D램 시장 매출 1위를 1년 만에 탈환했다. 업계 최대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실적을 끌어올리며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는 평가다.
22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D램 매출 191억5600만달러(약 27조7475억원)를 기록해 전 분기 대비 40.6%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글로벌 D램 시장 전체 매출 524억7000만달러의 36.6%에 해당한다. 점유율은 전 분기보다 2.9%포인트 상승하며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매출 기준 선두에 오른 것은 2024년 4분기 SK하이닉스에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약 1년 만이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172억2600만달러(약 24조9519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 분기 대비 25.2% 성장했지만, 점유율은 34.1%에서 32.9%로 하락하며 2위에 머물렀다. 미국 마이크론은 점유율이 25.8%에서 22.9%로 낮아졌고,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3.7%에서 4.7%로 소폭 상승했다.
삼성전자의 1위 복귀는 범용 D램 가격 상승과 HBM 판매 증가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대규모 생산능력을 활용해 HBM3E와 범용 D램 판매를 동시에 확대하며 실적 개선 폭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 판매 확대와 함께 고용량 DDR5, LPDDR5X 등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수요에 대응했다”며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전 분기 대비 약 40% 상승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제품인 HBM4를 앞세워 1위 수성에 나설 계획이다. 초당 최대 13기가비트(Gb) 속도를 구현하는 HBM4는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되며 이미 양산에 들어갔다.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추론형 AI 칩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구글, 아마존 등으로의 HBM 공급 확대도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SK하이닉스 역시 엔비디아향 HBM 공급 확대를 예고하고 있어 양사의 선두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