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조현문 21일 법정 대면, 분쟁 이후 처음
강요미수 혐의 사건, 조현준 "동생 처벌 원한다"[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유지로 인해 ‘화해의 물꼬’를 트는가 했던 ‘효성 형제의 난’이 결국 법정 대면까지 이뤄졌다. 지난 2013년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일어난 뒤 13년 만에 형제가 법정에서 조우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이성열 판사의 심리로 열린 ‘강요미수 혐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동생 조현문 전 부사장으로부터 협박받았고, 처벌을 원한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3년 자신이 회사 성장의 주역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도록 조 회장을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법정 싸움이 전개됐고, 두 형제는 처음으로 법정에서 만났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의 배우자가 외도했다는 소문이 돌자 이를 조 회장 측이 유포했다고 의심했고, 이후 퇴사해 가족과 갈등을 벌였다고 보고 있다.
조 회장은 보도자료에 '조현문이 회사 발전에 크게 기여했고 중공업 부문 경쟁력을 제고해 장기 성장에 기여했다. 이에 감사하고 축복이 있길 바란다'는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일치하는지 묻는 검찰 측 질의에 "일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중공업 부문이 거의 망가진 것도 조현문 전 부사장이 있을 때의 일"이라며 "저희를 지속 공격했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은 없었다"고 했다.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의 배우자를 음해한 것을 사과하지 않으면 비리를 고발하겠다고 강요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 회장은 "협박조로 말하는 것으로 들릴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조 회장은 "저희가 그런 지라시를 만든 적도 없다. 정 원하면 직접 경찰서에 가서 누가 (지라시를) 작성했는지 알아낼 수도 있는데 왜 그걸 우리한테 강압적으로 사과하라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처벌을 원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제발 각자 갈 길을 가면 좋겠다. 더 이상 우리 집안을 고소·고발로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단 게 이 재판이 생기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효성 형제의 난’은 지난 2024년 조석래 명예회장의 별세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듯했다. 그해 조 전 부사장은 선친이 물려준 상속 재산의 전액 투입을 약속하며 공익재단(단빛재단)을 설립하면서 공동상속인 조 회장 등도 이에 최종적으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은 “가족의 화해의 물꼬를 트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형제간 갈등의 종결 및 화해에 대해서 계속해서 협상을 이어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형제의 난'으로 가족과 의절한 조 전 부사장이 상속재산의 사회 환원 의사를 밝힌 것은 상속세를 감면받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상속재산을 공익법인에 출연하고 공동상속인이 이에 동의하고 협조하면 상속세를 감면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화해의 제스처와는 달리 분쟁은 지속됐다. 단빛재단 출범 이후 8개월 동안 뚜렷한 활동이 없었고, 되려 조 전 부사장이 대형 로펌에 40억원대 약정금을 지급하지 않아 피소되는 사건도 일어났다. 또 공익재단 출범과는 별개로 조 전 부사장은 상속 유류분 소송으로 가족에 대한 압박을 이어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 측도 공익재단 설립과 소송은 별개의 건이라며 법적 공방을 이어나갔다.
업계 관계자는 “조석래 명예회장 별세 이후에도 여전히 소송이 진행됐고, 비상장사 지분 처분 이슈 등과 관련한 잡음이 지속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상속받은 상장 주식과 별개로 보유한 비상장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지 않으면 위법행위가 담긴 자료를 검찰에 넘기겠다며 조 회장을 협박한 혐의도 받았다. 하지만 이는 불기소 처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