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디스카운트 최소화
AI 유저 2000만명 확보

[이코노미스트 정길준 기자] 카카오가 심각한 주가 저평가 흐름을 끊어내고 기업가치를 정상화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중심의 ‘카카오AI’와 미래투자 전담 ‘카카오X’로의 인적분할을 전격 단행한다.
50% 절하된 17.4조 숨은 가치 올린다
카카오는 이사회를 열고 신설법인 카카오AI와 존속법인 카카오X로의 인적분할을 결의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오후 진행된 인적분할 설명회에서 경영진은 현재 심각하게 저평가된 카카오의 주가를 정상화하고, 사업별 전문성에 기반한 ‘밸류업’을 이뤄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다만 분할 이후 지주사 디스카운트(복합기업 할인) 우려가 제기되고, 지주사 전환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김도영 카카오X 내정대표는 “카카오X를 지주사로 전환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독립된 자회사 관리를 위해 존재했던 CA협의체 같은 공동 조직도 분할 이후에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카카오의 주가가 실제 보유 자산가치 대비 50% 이상 절하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증권사 평가 기준 카카오의 개별 사업 부문 합산 가치(SOTP)는 34조2000억원에 달하지만 시가총액은 16조8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B2C(기업-소비자 거래) IT 선도 기업임에도 PER 멀티플(성장 가치에 부여하는 시장의 몸값 배수)이 과거 38.2배에서 21.9배까지 하락한 것은 현저한 저평가”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어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카카오X 5조1000억원(64%), 카카오AI 2조9000억원(36%)으로 분할되지만, 이는 법령상 규정에 따른 장부가액 비율일 뿐 재상장 시점에서는 시장에서 별도의 기업가치로 재평가받을 것”이라며 “카카오X의 핵심 KPI(핵심성과지표)를 순자산가치(NAV)의 빠른 성장과 지주사 디스카운트 최소화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재무 부담과 지배구조 개편 세부 사항도 구체화됐다. 본사 임직원은 근로 조건 변동 없이 카카오AI로 포괄 승계되며 스톡옵션은 분할 비율대로 나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적격분할 요건에 따라 분할 직후 카카오X 자회사로 출발하지만 향후 카카오AI 산하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 전환사채(CB) 재무 부담에 대해 정신아 카카오AI 내정대표는 “규모가 미미하며 과도한 인프라 투자 대신 효율화된 모델로 적자 없이 안정적 현금 창출력으로 충당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주주환원책으로는 두나무 매각 차익을 활용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집행하며 카카오X는 배당·투자차익의 30%를, 카카오AI는 FCF(순현금흐름)의 20~35%(최대 40%)를 주주에게 환원할 방침이다.

‘저비용 고효율’ AI 청사진
신설법인 카카오AI의 수장을 맡은 정신아 대표는 풀스택 AI 역량을 바탕으로 한 비용 구조 개선과 고성장 재무 목표를 발표했다.
정신아 대표는 “온디바이스 아키텍처와 지능형 라우팅 기술을 적용해 이용자 요청의 절반을 기기 안에서 바로 처리하고, 서버 추론 비용을 최대 90%까지 절감할 것”이라며 “이용자 수 증가에 따라 추론 비용이 선형적으로 늘지 않는 고효율 구조를 확립해 전 국민 대상 AI 서비스를 스케일업하겠다”고 약속했다.
목표치인 2030년 AI 일간 활성 이용자(DAU) 2000만명 달성 근거도 제시했다. 정 대표는 “카카오톡 이용자 3000만명 중 충성도를 적용하면 2000만명 이상을 능동적 AI 이용자로 유입할 수 있다”며 “AI 사용자는 비사용자 대비 체류시간이 50% 이상 높은 만큼 스케일업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에이전트 광고 ▲외부 연동 수수료 기반의 에이전틱 커머스 ▲B2C AI 구독 확대로 2028년 AI 매출 비중을 두 자릿수로 키우고 2030년 AI 매출 1조원, 전체 매출 6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며 “2030년까지 영업이익률 30% 이상, ROE(자기자본이익률) 25% 이상을 기록해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짓겠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