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자마자 좀 누워야지 생각했다.
씻으면서 좀 누워야지 생각했다.
일하러 가는 길. 푹신푹신한 땅이 있다.
사무실 한편엔 매트리스도 있다. 누운 사람 본 적 없지만
의자를 빙글빙글 돌리며 눕고 싶다고 생각한다.
천 대리가 의자를 돌려 나를 본다. 담배 고?
자욱한 연기는 해먹 같고. 더럽게 헤어진 얘기를 엿듣다가
더 들어보니 내 얘기 같다. 여기서 누울 수는 없을까?
앉아서 잠드는 법을 허리가 알려줬다. 하지만 그걸 바란 건 아냐.
점심을 때우고, 조금 누웠다.
좋았지만
일어나자마자 더 누워야지 생각했다. 아니 일해야지 생각했다.
와상 부처가 짓는 표정이란.
눕지 않으면 시간이 천천히 간다. 그러므로 몇 년이 지났을 것이다.
집으로 가는 길. 허리가 나를 끙차, 어부바하며 말한다;
―벌레도 죽고 나서야 눕는단다!
서호준
● 1986년생
● 2016년 독립문예지 ‘더 멀리’로 등단
● 시집 ‘소규모 팬클럽’ ‘그해 여름 문어 모자를 다시 쓰다’ 등
● 온라인 문학 플랫폼 ‘던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