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새로운 위험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보험 공백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산업적 대응 전략 마련이 과제로 떠올랐다.
22일 한진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생성형 AI 위험과 보험산업' 보고서를 내고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보험 공백 문제를 분석하고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한 위원은 생성형 AI 기술이 업무 자동화, 콘텐츠 생성, 고객 응대 등 다양한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법적·재무적 위험에 대한 대비는 충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특히 개인정보 침해, 저작권 분쟁, 허위 정보 생성, 시스템 오류 등 복합적 위험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기존 보험 상품 구조로는 이러한 위험을 충분히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꼽혔다. 현재 보험 시장에서 제공되는 배상책임보험이나 사이버보험 등은 생성형 AI 특유의 위험 구조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보장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한 위원은 "생성형 AI는 오류 발생 가능성과 책임 소재가 동시에 드러나는 특성이 있다"며 "위험 특성과 제도 환경을 함께 고려한 점진적 도입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보험사의 리스크 관리 체계도 이에 맞춰 재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생성형 AI 관련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가 불명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개발사, 플랫폼 운영사, 이용자 간 책임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보험을 통한 손해 보전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AI 활용 형태와 위험 수준에 따라 인수 기준을 세분화하고, 위험 평가 체계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데이터 관리 방식, 알고리즘 검증 절차, 내부 통제 체계 등 비재무적 요소를 함께 반영한 심사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전용 보험 상품 개발도 중장기 과제로 제시됐다. 생성형 AI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과 손해배상 위험을 포괄적으로 담보하는 상품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초기에는 제한적 보장 구조로 시작한 뒤 시장 상황에 맞춰 보장 범위를 넓혀가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감독당국과 업계 간 협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AI 관련 사고 발생 시 책임 구조와 보상 기준을 명확히 정립하지 않으면 보험 시장의 대응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제도 정비와 시장 대응이 병행돼야 실질적인 보험 공백 해소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한 위원은 생성형 AI 확산이 보험 산업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위험 관리 체계와 상품 구조를 선제적으로 정비할 경우 새로운 시장 창출로 이어질 수 있지만, 대응이 늦어질 경우 보장 공백과 분쟁 확대라는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보험사가 단기 실적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중장기 관점에서 AI 위험 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생성형 AI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선제적 대응이 향후 경쟁력 확보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