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3사가 북미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급증에 힘입어 합산 수주잔액이 30조원을 넘어 40조원도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과 노후 전력망 교체라는 역대급 슈퍼 사이클에 올라탄 이들 기업은 대규모 프로젝트 일감을 연이어 수주 중이다.
22일 전력기기 3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주잔액은 27조3512억원이다. 기업별로 △효성중공업 중공업(전력·기전) 부문 13조8537억원 △HD현대일렉트릭 9조5667억원 △LS일렉트릭 3조 9308억 원 등이다.
2024년 3분기 3사 합산 수주잔액은 15조3300억원이다. 1년 만에 78.4%(12조121억원) 늘어난 셈이다. 이같은 흐름이 올해도 이어진다면 수주잔액 40조원을 넘을 수 있다. 북미권에서 일감 러브콜이 계속 오고 있어서다.
수주잔액이 가장 많은 효성중공업은 765kV(킬로볼트) 초고압 변압기를 앞세워 수주잔고를 늘리는 중이다. 최근 미국 유력 송전망 운영사와 7870억원의 765kV 초고압 변압기와 리액터 등 전력기기 공급계약이 대표적이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전력기기 기업 중 단일 프로젝트로 역대 최대 규모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북미권에서 1조6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2조원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4200억원 수준이던 북미 매출은 2023년 7000억원을 넘어섰고 2024년에는 1조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2조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제품은 효성중공업과 같은 765kV 초고압 변압기다.
LS일렉트릭은 직류(DC) 전력기기 솔루션으로 북미 시장을 공략 중이다. 직류 배전 시스템은 AI 데이터센터와 거대 공장 등 전력 과다소비 지역에서는 전력 반환 단계를 줄여 효율을 높인다. 교류(AC) 송전보다 전력 손실이 적고 장거리와 대용량 송전에 유리하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신규 일감을 다수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전력 인프라 시장은 AI 전환과 노후 시설 교체라는 구조적 변화로 중장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기기 등을 추가 수주해 국내 3사는 현지에서 예전보다 더 확고한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