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 업계가 지난해 4689억원 순손실을 내며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한국신용평가는 수익의 핵심인 토지신탁 보수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대손 부담도 계속돼 올해도 업황과 재무 전망이 밝지 않다고 평가했다.
22일 한국신용평가는 부동산신탁산업 잠정실적 리뷰 및 모니터링 계획을 발표했다. 한신평은 보고서에서 교보, 우리, KB, 무궁화 등 14개 부동산신탁사가 지난해 4689억원의 연간 순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이어 비우호적인 부동산 시황이 지속되면서 신탁사의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저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는 토지신탁 수수료 급감이 꼽힌다. 지난해 토지신탁 보수는 4724억원으로 전년(1774억원) 대비 27% 감소했다. 한신평은 토지신탁 시장이 2017년 이전 수준으로 축소된 반면, 신탁사 수는 11개사에서 14개사로 늘며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고 분석했다.
대손 부담도 이어졌다. 한신평은 대손비용이 전년 1조1685억원에서 지난해 1조1902억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재무 부담도 남아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탁계정대 잔액은 약 9조원이다. 이는 전년 말(약 1조3000억원) 대비 16.5% 증가한 수치다. 차입형 사업장뿐 아니라 일부 책임준공형 사업장에서도 신탁계정대 투입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신평은 진행 중인 책임준공형 사업장 수가 줄며 잠재적 투입 부담이 완화됐다고 보면서도 기한 내 책임준공 약정을 이행하지 못한 사업장의 PF대출 정리 과정에서 추가 투입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저조한 실적으로 업계 전체 자기자본 규모는 2024년 말 대비 4424억원 감소했다.
부채비율도 높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 14개사 중 7개사(교보·대한토지·무궁화·신한·KB·코리아·한투)의 부채비율이 100%를 넘었고 이 중 6개사는 150%를 상회했다.
한신평은 수주 위축과 신탁계정대, 소송 관련 우발부채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올해도 부동산신탁산업의 사업·재무 전망이 비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향후 신용평가에서 자본력 확보 수준, 사업장 정리현황과 리스크 관리 수준, 안정적 사업기반 확보 여부를 중점 점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