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3월24일 정기주주총회(주총)를 열고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를 대신해 '기술통'으로 꼽히는 이상우 ㈜LG 경영전략부문장(부사장)을 신임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한다.
그룹 내 2인자인 권봉석 부회장이 이사회에 합류한 지 1년 만에 자리를 옮기는 만큼 취임 2년 차를 맞은 홍범식 대표 체제에 힘을 싣고, 능력이 증명된 미래 핵심 리더 후보를 내세워 세대교체의 포석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한 기타비상무이사는 그간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온 만큼 권 부회장을 이어 이 부문장이 LG유플러스 창사 이래 첫 '부사장급 의장'에 오를지 주목된다.
권봉석 1년 만에 이동…'기술통' 이상우 합류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주총 안건을 확정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을 비롯해 정관 변경 승인, 이사·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문제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현재 LG유플러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2인과 사외이사 4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 등 총 7인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는 홍범식 대표(사장)와 여명희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가 맡고 있다.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여 부사장의 경우 이번 주총에서 재선임 안건이 처리될 예정이다.
사외이사는 윤성수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김종우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남형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엄윤미 아산나눔재단 이사장 등이 맡고 있다. 윤 교수는 3월 주총을 끝으로 물러나고 후임에 송민섭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가 신규 선임되며, 엄 이사장은 재선임 안건이 처리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 권 부회장을 대신해 이 부문장이 기타비상무이사에 오를 예정이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사외이사를 제외한 회사의 상무에 종사하지 않는 이사로 주로 모회사나 계열사 등에서 사외이사에 선임할 수 없는 인물을 뽑는다. 통상 이들은 회사 경영에 필요한 전문지식이나 경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주총에서 LG유플러스에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해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왔다. 2028년 3월까지가 임기였던 만큼 약 2년 일찍 떠나게 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사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권 부회장을 대신해 부사장급인 이 부문장을 선임한 만큼 지주사의 경영 의도에 따라 회사를 이끌기보다 홍 대표를 중심으로 경영 자율성을 강화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1970년생인 이 부문장은 미국 조지워싱턴대 석사를 취득한 후 캐나다 맥길대 경영대학원(MBA) 과정을 수료했다. 1995년 LG전자에 입사한 후 2016년 HE경영전략담당, 2021년 TV사업운영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2023년에는 그룹 지주사인 ㈜LG로 옮겨 전자팀장을 맡았으며 2024년 경영관리부문장(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지난해 경영전략부문장(부사장)으로 선임됐다. 경영전략부문장은 LG 그룹 내 계열사를 통합 관리하며 협력 방안을 찾고 미래 전략을 세우는 자리다.
이번 합류로 이 부문장은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에 이어 그룹 핵심 계열사 3곳의 이사회에 모두 참여하며 계열사와 지주사 간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문장이 권 부회장처럼 이사회 의장에 오를지도 관전 포인트다. LG유플러스는 2024년 권영수 부회장의 용퇴로 당시 황현식 대표가 임시 이사회 의장을 맡은 걸 제외하면 2019년 이후 줄곧 기타비상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실제 이 부문장이 의장직에 오를 경우 창사 이래 첫 '부사장급 의장'이 탄생하게 된다.
사업 목적에 'DBO' 추가
이번 주총에서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데이터센터 DBO(설계·구축·운영) 사업과 관련 투자·출연을 정관에 신규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는 안건이다.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에 따라 LG유플러스는 자체 데이터센터 운영뿐만 아니라 외부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위탁 형태 사업에 본격 진출해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업체 모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지난해 60억달러(약 8조7248억원)에서 2031년 146억달러(약 21조1681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DBO는 구축 수수료와 더불어 장기 운영 관리비를 수익으로 지속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수익 모델로 평가받는다. 고객사 자본을 활용할 수 있고 투자 비용과 위험 요소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부분도 강점으로 꼽힌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케이스퀘어 가산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DBO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은 실적으로 확인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AIDC 부문에서 422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는 2024년 같은 기간 대비 18.4% 증가한 수치다.
또 6156억원을 투입해 착공한 파주 데이터센터는 향후 차세대 데이터센터로 코로케이션(데이터센터 대여 및 위탁운영) 사업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데이터센터는 축구장 9개 크기의 부지에 서버 10만 대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2027년 5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형균 LG유플러스 엔터프라이즈 AI 사업그룹장은 최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데이터센터 사업 로드맵과 관련해 "소버린 AI나 글로벌 빅테크, 국내외 엔터프라이즈 기업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며 "신규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파주 데이터센터 고객 수요가 확보된 상태로 추가적인 수요가 예상됨에 따라 2단계 투자 확대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