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산하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대당 13만달러(약 1억8000만원)로 책정된 아틀라스는 인간 대비 최대 3배의 생산성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를 전제로 할 경우 도입 후 2년 내 초기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틀라스는 고도의 정밀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산업 현장에 투입될 경우 생산 효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24시간 무중단 운영이 가능하고 공정 오차를 줄여 리콜 및 재작업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근거다.
보고서는 현대차가 전체 생산 인력의 약 10%를 아틀라스로 대체할 경우 연간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추정했다. 인건비 절감뿐 아니라 품질 안정화에 따른 비용 감소까지 반영한 수치다. 이러한 생산성 및 비용 절감 효과를 감안하면 투자금 회수 기간은 2년 안팎으로 단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2030년까지 국내외에 총 125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이 가운데 약 40%인 50조5000억원을 AI 로보틱스 분야에 배정했다. 경쟁사인 테슬라의 AI 투자 규모(약 13조5000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 내 연간 3만대 생산 규모의 로봇 전용 공장을 건설하며 아틀라스의 상용 양산 체제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연구·개발 단계의 시제품 생산을 넘어 전용 조립 라인을 갖춘 본격적인 산업화 국면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동시에 현대차는 로봇 설계·부품 조달·제조·운영·데이터 수집에 이르는 전 과정을 내부에서 통제하는 '엔드투엔드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자체 수요 기반의 실전 데이터를 직접 축적하고 단계별 데이터를 수직 계열화함으로써 가격 경쟁력과 기술 완성도를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다만 한계도 존재한다. 보고서는 현대차가 오픈 API 전략을 통해 외부 생태계와의 연계를 확대하고 있지만 실시간으로 축적되는 데이터의 절대량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정형 환경에서 발생하는 돌발 상황 데이터가 부족할 경우 시각-언어-행동(VLA) 기반 자율 판단의 정밀도와 학습 속도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기술·제도적 리스크도 병존한다. AI 로보틱스는 특정 시나리오를 벗어난 복합적 상황에서 오작동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인간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제조사와 운영사 간 책임 소재가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대규모 선제 투자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유지·보수 전문 인력 확보 비용 역시 단기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