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이 GS25와 GS더프레시의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쿠팡 로켓프레시 출신 이성한 부사장을 통합 MD 조직의 수장으로 영입했다. 내부 인사 중심이던 기존 관행을 깬 이례적인 인사다. 지난해 편의점과 수퍼의 MD 기능을 하나로 묶은 데 이어 온라인 신선식품 경험을 갖춘 외부 인사를 전면에 세운 것이다. GS25와 GS더프레시가 신선식품을 강화하는 만큼 로켓프레시 경험을 양 채널의 상품 전략에 접목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통합 MD 띄우고 '쿠팡' 출신 수혈…신선 정조준
21일 GS리테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올해 GS리테일에 합류해 MD본부장을 맡고 있다. 6월 말 기준 근속기간은 4개월이다. 직전에는 쿠팡에서 로켓프레시 전무로 근무했다. 기존 MD본부장이던 허치홍 전무는 전략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외부 인사 영입은 앞서 단행한 통합 조직 개편의 시너지를 본격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GS리테일은 지난해 말 2026년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플랫폼BU를 편의점BU와 수퍼BU로 각각 분리하고 홈쇼핑BU와 함께 3개 BU 체제로 전환했다. 대신 편의점과 수퍼의 MD·마케팅·O4O 등 공통 지원 기능은 신설한 플랫폼SU로 묶었다. 양 사업의 상품기획 기능을 통합해 시너지를 높이고 MD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MD는 상품 발굴과 기획부터 소싱, 가격 결정, 프로모션까지 상품 판매 전 과정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편의점은 입지나 점포 형태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워 어떤 상품을 얼마나 빠르게 발굴해 경쟁력 있는 가격에 내놓느냐가 객수와 매출을 좌우한다. GS리테일 MD본부는 편의점과 수퍼의 상품기획을 총괄하는 만큼 로켓프레시에서 축적한 소싱과 상품기획 경험을 양 채널에 적용할 수 있는 자리다.
특히 GS25가 신선식품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GS더프레시 역시 기존 경쟁력 강화에 나선 상황에서 이 부사장 영입은 양 채널의 상품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인사로 해석된다. 신선식품뿐 아니라 단독·차별화 상품 개발 등 상품 전략 전반을 끌어올리는 역할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출점 둔화에 '신선' 승부…GS25·GS더프레시 시너지 키운다
GS리테일이 조직을 개편하고 외부 인사까지 영입하며 신선식품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편의점 시장의 성장 방식 변화가 있다.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2024년 5만5420개에서 지난해 5만3821개로 2.9% 줄었고 매출 성장률도 0.1%에 그쳤다. 신규 출점에 의존한 외형 성장이 어려워지면서 기존점 효율화와 상품 믹스 개선을 통한 수익성 경쟁의 중요성이 커졌다. 구매 주기가 짧은 신선식품은 반복 방문을 유도해 객수와 객단가를 함께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 변화에 발맞춰 GS25는 채소·과일·계란·육류 등의 구색을 강화한 신선강화형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2021년 3곳으로 시작한 신선강화형 매장은 올해 1000곳까지 늘었다. 올해 상반기 이들 매장의 신선식품 매출은 일반점의 약 12배였고, 새단장한 약 100개 점포의 첫 한 달 매출은 직전 한 달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객수와 객단가도 일반점보다 각각 36%, 15% 높았다.
GS25가 신선식품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GS더프레시가 있다. GS더프레시는 오랜 기간 축적한 산지 네트워크와 신선식품 소싱·운영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GS25는 이를 활용해 신선강화형 매장의 취급 상품을 냉장 육류와 제철 수산물 등 약 2000종으로 넓혔다. GS더프레시 역시 최근 가맹점 500호점을 돌파하며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신선식품 경쟁력과 식품 전문성을 중심으로 MD 차별화를 이어가고 있다.
양 채널의 시너지를 뒷받침할 물류 기반도 마련했다. GS25는 2024년 경기도 화성센터에 약 600평 규모의 '편의점 신선허브'를 구축해 매장 발주부터 상품 입고까지 걸리는 시간을 기존 이틀에서 하루로 줄였다. GS더프레시의 소싱 역량과 GS25의 근거리 점포망이 결합해 성과를 내는 가운데 이 부사장의 로켓프레시 경험까지 더해지면서 신선식품과 차별화 상품 경쟁력을 얼마나 끌어올릴지가 관건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새로 합류한 이성한 부사장은 당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 최우선'의 가치를 구체화할 수 있는 적임자"라며 "글로벌 기업과 온라인 커머스에서 쌓은 마케팅 역량과 차별화 단독 상품 기획 경험을 바탕으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